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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사설] "내가 찍었다"는 서울보증 감사… 낙하산 민낯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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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김대남 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 서울보증보험 홈페이지 캡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공격 사주’ 의혹에 휩싸인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은 8월 초부터 SGI서울보증 상근감사로 재직 중이다. 임기 3년에 성과급을 포함한 연봉이 3억 원 안팎에 달하는 ‘알짜’ 자리다. 그는 “(서울보증 감사 자리를) 내가 찍었다”고 했다. ‘공격 사주’만큼이나 충격적인 얘기다. 지금까지 드러난 그의 행적을 볼 때 단순한 과시용 발언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어 보인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전 행정관은 8월 초 유튜브 ‘서울의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서울보증 감사에 임명된 사실을 전하며 “내가 찍어서 선택했다”고 말한다. 그는 “다른 데는 (임기가) 2년인데 여기는 3년이니까 우리 정부 있을 때까지 다 있는 거다”라고도 했다.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너희가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김건희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는 발언을 한 지 한 달쯤 뒤였다.

예금보험공사가 대주주인 서울보증은 채무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부족한 신용을 보강해주는 등의 역할을 하는 금융회사다. 2인자인 감사는 연봉 최대 3억6,000만 원에 월 470만 원의 업무추진비, 고급 법인차량과 기사, 비서까지 제공된다. 김 전 행정관 스스로 “정부에서 파견 나온 감사라 ‘만고땡’”이라고 할 정도다. 하지만 김 전 행정관은 건설회사에서 주요 이력을 쌓았을 뿐 금융 쪽에는 문외한이다. 당내에서조차 “함량 미달의 무자격자”라는 비판이 분출한다.

이렇게 대놓고 떠벌릴 정도면 김 전 행정관 한 명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실제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을 총괄한 김오진 전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은 한국공항공사 사장 후보 5인에 포함되며 내정설이 파다한 상태다. 심지어 보험 전문인력 양성기관인 보험연수원장에 임명된 하태경 전 국민의힘 의원은 낙하산 논란에 “일부 맞다. 내가 수학은 좀 한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대통령실은 어제 "대통령 부부가 김대남과의 친분이 전혀 없음을 밝힌다"고 했다. 사실이라면 비서관도 아닌 선임행정관을 스스로 선택한 자리로 보내줄 수 있는 배후가 누구인지 직접 밝혀내 합당한 책임을 묻는 게 마땅하다. 그게 대선 후보 시절 “공공기관 낙하산을 원천 차단하겠다”던 약속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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