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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 (화)

[기자수첩] '의대증원' 이젠 현실성 있는 논의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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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강중모 중기벤처부


의정갈등을 풀기 위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과연 백지화할 수 있을까.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이제 1개월을 조금 더 남긴 상황을 고려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은 여전히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현재 비상진료 사태를 풀 유일한 해법은 전공의들의 복귀이지만 이 문제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서로 양보하지 않으면서 의정갈등은 7개월이 지났지만 어떤 긍정적 변화의 실마리도 찾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지쳐가고 있고 불안하기만 하다. 이제는 원만하게 해결을 하지 못한 정부가 아닌 고집을 부리는 의료계에 대한 불만감이 커지고 있다. 입시가 목전까지 다가온 현 상황에서 이미 결론이 난 의대정원을 다시 논의하자는 주장에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재논의는 불가능하고 2026학년도 의대 증원에 대한 재논의는 가능하기 때문에 의료계가 참여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는 정부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도, 정부가 제안한 '의료인력 수급 추계기구'에도 불참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답답한 의정갈등 상황을 취재하면서 의료계에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절대로 못 받아들인다는 것 외에 다른 투쟁전략은 없었던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의사 수가 늘어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는 것이 정부에, 정책에 저항하는 의료계의 입장인데, 이런 것들은 국민에게 잘 전달되지 못했고 국민의 호응도 이끌어내지 못했다.

한 의료전문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중 50%가량은 의사와 국민의 신뢰회복 방법으로 의료붕괴를 통한 현실 자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대 증원을 막을 수 없다면 현행 의료체계의 붕괴를 유도해 국민이 정신을 차리게 하겠다는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의사집단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는 것은 이 같은 인식에서 기인한다. 실제로 일부 의사들이 커뮤니티에 국민을 '개돼지'로 표현하거나 '더 죽어야 한다'는 패륜적 글을 올리면서 의사들에 대한 감정은 더욱 나빠졌다.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는 "2025학년도 입시가 완전 종료되기 전까지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정책 철회가 가능하다"며 의료계 공동 입장을 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제는 현실성 있는 대안을 놓고 대화에 나서야 할 때다. 의료계는 2026학년도 의대 증원 논의를 위해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갖고 나오는 것은 물론 의사에 대한 국민감정과 인식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작업을 함께 해야 한다.

vrdw88@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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