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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연금과 보험

"퇴직연금 지켜라" 비상걸린 은행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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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의 준비 끝에 이달 15일부터 퇴직연금 현물이전이 가능한 시스템이 구축되면서 은행권에 비상이 걸렸다. 은행의 경우 증권사보다 수익률이 좋지 않다는 인식이 있고 실제로도 공격적 투자를 하는 증권사에 밀리는 것이 현실인 만큼 고객 자금이 증권사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퇴직연금을 사수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고 다양한 고객을 사로잡기 위한 맞춤형 상품을 확대해 고객 수성에 나서고 있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에 예치된 퇴직연금 잔액은 지난 8월 말 기준 155조2192억원에 달한다. 연초 148조42억원에 비해서는 7조원 이상 늘어난 숫자다.

하지만 15일부터 퇴직연금 현물이전이 가능해지면서 은행들은 비상이 걸렸다.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나 확정기여(DC)형으로 퇴직연금을 굴리는 사람들이 수익률이 더 좋은 쪽으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경우 보수적 성향의 은행보다는 증권사로 이전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이탈 조짐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역 공단 내 한 기업의 경우 젊은 직원들이 주거래은행이 아닌 증권사로 대거 퇴직연금을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점 입장에선 상당히 큰 금액이 빠져나가는 것이라 고민이 크다.

KB국민은행은 아예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에 대비해 전행 차원에서 TF를 구성해 가동 중이다. 시스템, 제도, 상품, 마케팅 등 부문별로 나눠 준비를 하고 있고, 상품 라인업 역시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확대 중이다.

하나은행 역시 투자 선택지 확대 차원에서 ETF뿐 아니라 채권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하고, 퇴직연금 관련 세무 상담과 인출 컨설팅 등도 시행하며 고객 잡기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기준으로 펀드와 ETF 50개 이상을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기존에 하던 활동에 더해 연금다이렉트마케팅팀 신설을 통해 맞춤형 상담 수요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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