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52만 대 팔아야 증가세 유지
도요타는 북미 생산 개시 시점 연기
대중국 압박, ‘제 발등 찍기’ 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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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필두로 한 주요국의 보호무역주의가 ‘전기자동차의 겨울’을 부추기고 있다. 이 영향으로 테슬라는 사상 첫 연간 판매 감소에 직면하게 됐고 일본 도요타는 북미 현지 전기차 생산 개시 시점을 1년 연기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한 46만2890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3개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긴 하나 블룸버그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46만3900대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3분기 판매량이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자 일각에서는 테슬라가 올해 창사 이래 첫 연간 판매 감소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테슬라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약 181만 대를 출하해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3분기까지 출하량이 2% 넘게 감소했다. 4분기 약 52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야 연간 기준으로 판매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지만, 현재 전 세계 업황 부진이 역력한 상황에서 이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도요타도 판매 부진 여파에 북미 전기차 생산 계획을 재검토, 북미 현지 생산 개시 시점을 당초 2025년에서 2026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북미 현지에서 생산할 차종도 줄여 일부를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또 150만 대로 잡았던 2026년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목표도 최근 100만 대 정도로 축소해 부품 공급사들에 전달했다.
도요타는 미국에서 극심한 전기차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지난달 뉴욕에서 도요타 전기차는 40%나 할인된 가격에 판매될 정도다.
판매 둔화 문제는 테슬라와 도요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에 따르면 지난해 58%에 달했던 세계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올해 9%에 그칠 전망이다.
전 세계 전기차 판매 부진 원인으로는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지목된다. 미국과 유럽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장벽을 높이는 것은 물론 부품과 원자재 등에서도 중국 배제를 추진하고 있다. 테슬라가 7월 멕시코 북부 누에보레온주에 100억 달러(약 13조 원)를 투자해 ‘기가팩토리’를 건설하려던 계획을 보류한 것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닛케이는 도요타도 저가의 중국산 부품을 미국에서 쓸 수 없어서 현지 생산을 미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가 전기차 가격을 낮추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서방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S&P가 최근 5년간 전기차 가격을 비교한 결과 2019년 미국과 유럽에서 5만 달러였던 전기차 가격은 올해 6만 달러에 육박했다. 반면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는 중국산 전기차는 평균 3만 달러 안팎에서 판매됐다.
S&P의 니시모토 신토시 이사는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3만 달러대 이하의 저렴한 전기차를 만들지 못하면 판매 둔화는 장기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투데이/김나은 기자 (better68@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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