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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0 (월)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 北 진입'... 논란의 나카타니 日 방위장관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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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돌아온 나카타니 겐 방위장관
2015년 "한반도 유사시 日 자위대 진입" 발언 논란
북핵 위협 강조해와…'준동맹' 군사협력 체계 추진 가능성


"한국의 지배가 유효한 범위는 휴전선 남쪽."
2015년 10월 21일 한일 국방장관회담 후 나카타니 겐 일본 당시 방위장관이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한 발언.
한국일보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장관. 도쿄 교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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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진입' 가능성을 내비쳐 큰 물의를 빚었던 나카타니 겐 방위장관이 돌아왔다. 한일의원연맹 부회장을 지내기도 한 그는 양국의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넘어 상호군수지원협정(ACSA)까지 주장하며 군사협력을 강조해왔다. 다만 자위대의 역할 강화에 초점을 맞춘 만큼 향후 언제든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는 '시한폭탄'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나카타니 장관은 1일 이시바 시게루 정권 출범 후 기자단을 만나 "미일동맹과 더불어 한국과 호주, 필리핀 등 유사국의 네트워크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중국 및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고 2일 고우치신문이 전했다.

그는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에서 방위청 장관, 2014년 아베 신조 내각에선 방위장관을 지내 '국방통'으로 통한다. 동시에 안보 현안을 놓고 한국과 충돌해왔다. 자위대의 역할을 강화하고 집단적 자위권 발동을 쉽게 하는 건 우리 정부가 가장 꺼리는 사안이다.

2015년 한일 국방장관회담이 대표적이다. 그는 당시 우리 측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만나 한반도 이슈를 논의하다 "한국이 실효 지배하는 지역은 휴전선 이남"이라는 취지로 발언해 국내 여론을 발칵 뒤집어놨다.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유사시 한국과의 협의 없이 북한에 진입·군사작전에 동원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영토주권 문제로 논란이 불거지자 "국제법에 따라 해당 국가의 동의를 얻는다"고 정리됐지만, 이후 상당 기간 양국은 군사당국 협의에서 자위대의 활동범위를 놓고 옥신각신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시바 정권은 한국과의 군사협력 사업으로 '비전투원(민간인) 호송작전(NEO) 훈련'과 'ACSA 협정' 체결을 우선 현안으로 꼽고 있다. NEO 훈련과 관련, 이시바 총리는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확산되던 2017년 중의원 시절 자민당 내 파벌회의에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 국민은 반드시 자위대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당시 아베 신조 정부는 우리 정부에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자국민 철수 지원이 가능한지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거절당하자 일본은 주한미군 등의 지원을 받아 유사시 자국민을 한국에서 철수시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한일 양국은 제3국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국민 긴급 철수에 협력하는 상호 협력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ACSA 또한 일본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역점과제다. 나카타니 장관은 과거 방위장관(2014~2016년) 시절 양국 핵심 군사협력 사업으로 GSOMIA와 ACSA를 꼽았다. 이후 정보를 교환하는 GSOMIA는 체결했지만 군수를 상호지원하는 ACSA는 아직 미완으로 남아 있다.

윤석정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본에서는 최근 준동맹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미일동맹 외에도 유사국과 안보 공동선언, 정보교환협정, ACSA 등의 군사협정을 단계적으로 맺어 동맹에 준하는 협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이시바 정권에서도 이 같은 틀을 한일 군사협력에 적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미국이 아닌 일본과의 동맹은 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와 관련,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지난달 ACSA 체결 가능성에 대해 처음엔 "필요하다"고 했다가 "정부 차원에서 검토한 바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만큼 ACSA는 민감한 현안이다. 한일 군사협력이 급속히 강화되면서 야당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자 자세를 낮춘 것으로 풀이된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절 0건이던 한일 군사 교류사업은 윤석열 정부 들어 13건으로 부쩍 늘었다. 육·해·공군 차원에서의 정례 협의가 재개됐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는 4차례의 한일 중급 장교 교류와 3차례의 군수관리자회의를 진행하며 협력 수준을 높여왔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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