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단과 2일 만찬을 했다. 지난달 24일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만난 지 8일 만이다. 이날 만찬은 오후 6시 35분부터 2시간 15분가량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진행됐고, 원외인 한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신동욱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7일부터 치러질 국정감사를 언급하며 “정쟁을 하고 야당과 싸우는 국감이 아닌 ‘민생 국감’이 됐으면 좋겠다”며 “우리는 숫자가 적지만, 일당백의 각오로 생산적인 국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료 개혁 문제에 대해선 “고령화 사회라든지 필수 의료, 지역 의료가 무너진 상황에서 의료 개혁은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의료 개혁이 의사 집단을 대척점에 두고 추진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2일 국회에서 열린 2024 국정감사 종합상황실 현판제막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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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또 1일 열린 국군의 날 행사를 두고는 “야당 일부에서 시가 퍼레이드 등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는 것을 알고 있지만, 방위산업, K-방산의 중요한 홍보 수단”이라며 “연간 60조원의 국방비 지출 등 국방 예산이 어떻게 쓰이는지 국민에게 잘 보여줄 수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오후 6시 35분 만찬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은 31명의 참석자와 일일이 악수하며 반가움을 표했고, 참석자들은 박수로 대통령을 맞이했다. 윤 대통령의 맞은편엔 추경호 원내대표가 앉았고, 좌우로는 김상훈 정책위의장,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앉았다.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과 정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6명, 여당에선 추 원내대표 등 26명이 참석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콜라로 건배했고, 건배사 구호는 “위하여”였다. 만찬 막바지에는 “우리는 하나”라는 구호를 외쳤고, 일부 참석자들은 맥주를 마셨다고 한다.
이번 만찬에선 윤 대통령, 추 원내대표 등 주요 참석자가 ‘모두 발언’을 했다. 지난달 24일 한 대표가 참석한 여당 지도부 만찬에서는 따로 모두 발언이 없었다. 추 원내대표는 “야당의 가짜뉴스와 정치 공세에 대해 단호히 맞서겠지만, 한편으론 정부·여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야당이 건설적인 대안을 내면 잘 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김 정책위의장, 상임위원장인 송언석·김석기 의원이 모두 발언을 했다. 일부 여당 참석자들은 “민주당에서 국감 증인을 일방적으로 처리해 우려스럽다”는 의견을 전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만찬에 대해 “국감을 앞두고 윤 대통령이 원내 인사들을 격려하는 자리였다”고 입을 모았다. 신 원내대변인은 2일 윤 대통령의 ‘김건희 특검법’ 재의요구안(거부권) 행사,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한 대표 공격 사주’ 의혹 등 예민한 이슈는 테이블에 오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에 대해 언급했냐는 물음에는 “제가 듣기론 일절 없었다”고 했다.
이날 여당 일각에선 한 대표 불참을 둘러싼 불편한 기류도 감지됐다. 특히 지난해 10월 17일 윤 대통령이 여당 원내대표 및 상임위원장, 상임위 간사 등과 만찬 했을 때 김기현 당시 당 대표가 참석한 점을 들어 친한계에선 “소통 의지의 문제”(친한계 초선 의원)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더해 정치권에서 ‘한동훈 패싱(제외)’이란 해석까지 나오자 추 원내대표는 이날 “(정치적) 해석을 하지 말라”고 선을 그었다.
신 원내대변인도 “만찬은 추 원내대표의 제의를 대통령실에서 수용해 만들어진 자리”라며 “한 대표도 이번 만찬에 대해 흔쾌히 ‘좋은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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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박태인·윤지원 기자 kim.minjeong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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