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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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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백' 김 여사 무혐의…검찰 "직업적 양심 따른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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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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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오늘(2일) 명품가방 등을 수수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 등을 건넨 최재영 목사도 같은 처분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오늘 이 같은 처분과 관련해 "이번 결정이 국민 법 감정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종국적으로 공소 유지와 입증의 책임을 지는 수사팀이 법률가의 직업적 양심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검찰의 처분은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가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는 모습을 몰래 촬영한 영상을 공개하며 논란이 불거진 지 10개월 만으로, 이원석 전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수사팀이 구성된지 5개월 만입니다.

현직 대통령 부인에 대해 검찰이 대면 조사까지 하는 등 직접 수사를 벌인 첫 사례지만, 그 과정에서 벌어진 잡음과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권고와 일부 상반된 검찰의 최종 결론을 두고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김승호 부장검사)는 오늘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김 여사가 최 목사로부터 2022년 6∼9월 받은 300만원 상당의 디올백, 179만원 상당의 샤넬 화장품 세트, 40만원 상당의 양주에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최 목사는 디올백 등을 건네며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의 국정자문위원 임명, 사후 국립묘지 안장, 통일TV 송출 재개 등 사안을 청탁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최 목사가 개인적 소통을 넘어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청탁하거나 선물을 제공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최 목사가 모르는 사이인 점, 김 여사와 최 목사의 개인적 친분, 선물 수수 경위, 요청 내용의 일회성과 모호성, 선물과 요청 내용의 연관성, 직무 관련성에 대한 당사자들 인식, 시간적 간격, 최 목사의 입장 번복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앞서 최 목사는 1회 검찰 조사에서는 전달 선물이 청탁 목적이 아닌 관계 형성을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청탁 목적이 있었다는 취지로 입장이 변했는데, 최 목사의 1회 검찰 조사와 최초 방송 당시의 최 목사의 입장 등이 사실과 더욱 부합한다는 게 검찰의 결론인 셈입니다.

청탁금지법상 공직자 배우자가 공직자 직무와 관련된 금품을 수수하는 것을 금지하면서도 처벌 규정이 없는 점도 무혐의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청탁금지법에서 금지하는 금품을 받은 배우자를 무혐의 처분한 사례에 대해서 "(김 여사 건 외에) 따로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검찰은 공여자인 최 목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윤 대통령 역시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청탁금지법상 신고 의무가 없다고 검찰은 결론 내렸습니다.

검찰은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해 제기된 다른 의혹도 모두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뇌물수수 혐의의 경우 공무원 신분이 아닌 김 여사에게는 적용할 수 없고, 윤 대통령이 김 여사와 공모했다고 볼 증거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여사의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서도 알선에 대한 대가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당사자 사이 구체적 현안의 알선에 관한 고의 내지 인식도 없었다고 봤습니다.

디올백은 대통령기록물 지정 여부 검토를 위해 대통령실에서 보관하던 중 검찰에 증거물로 임의 제출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 부부의 증거인멸 혐의 역시 없다고 검찰은 판단했습니다.

김 여사가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과정에 개입했다는 주장 또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인사라며 검찰은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이 밖에 검찰은 최 목사의 주거침입·위계공무집행방해·명예훼손 혐의,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의 무고 혐의 등도 모두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이번 의혹은 김 여사가 명품 가방을 받는 모습을 최 목사가 '손목시계 몰래카메라'로 촬영해 지난해 11월 서울의소리가 공개하면서 불거졌습니다.

이후 서울의소리가 윤 대통령 부부를 고발했고, 지난 5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 지시로 전담수사팀이 꾸려지면서 수사가 본격화했습니다.

검찰은 4개월간 수사를 거쳐 8월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로 잠정 결론 내렸습니다.

하지만 김 여사를 검찰청사 외부에서 조사한 것을 두고 특혜 시비가 일자 이 전 총장은 최종 결론 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에 사건을 넘겼고, 수심위는 만장일치로 무혐의 결론을 냈습니다.

이후 최 목사가 별도로 신청해 열린 수심위는 1표 차이로 최 목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두 번의 수심위가 엇갈린 판단을 내놓으면서 검찰이 사건 처분을 두고 고심했지만, 결국 법리 검토 끝에 모두 무혐의 처분하는 것으로 사건을 종결한 겁니다.

검찰 관계자는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증거와 법리에 따라 형사책임 부과가 가능한지 면밀히 검토했고, 수사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기소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김 여사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 대해서는 "전직 대통령이나 영부인도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사례가 많다"며 "(검찰총장) 지연 보고 등은 의사 결정 과정에서 있었던 상황이고, 모든 내용은 대검찰청에 잘 말씀드리고 오늘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사 당시 검사가 휴대전화를 반납했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반납한 게 아니라 경호 프로토콜을 존중해서 휴대전화를 소지하지 않은 채 수사한 것뿐"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오늘 검찰의 결정은 2018년 검찰 수사심의위원회 제도 도입 이후 수심위의 기소 권고를 수용하지 않은 첫 번째 사례입니다.

전례 없는 결론이 나온 만큼 불기소 처분에도 논란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고발인인 서울의소리 측은 검찰 처분에 대해 항고한다는 입장입니다.

항고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관할 고검에 다시 판단을 요구하는 절차입니다.

명품 가방 등을 전달한 최 목사 측은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수심위에서 내린 기소 의견을 존중하지 않은 것은 실체적 진실 발견 의무는 외면하고 오직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위해 변호인 역할에 집중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박원경 기자 seagu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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