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달러대비 원화값은 오후 3시30분 기준 전 거래일 보다 11.5원 내린 (환율 상승) 1,319.5원을 기록했다. . 2024.10.2/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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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는 한때 5% 넘게 솟구치고, 원화값은 되살아난 달러 강세에 1310원대로 뒷걸음질 쳤다. 세계의 ‘화약고’인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 우려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5.53% 급등했다가 장 끝에는 2.44% 오른 배럴당 69.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도 전 거래일보다 2.59% 상승한 배럴당 73.56달러에 마감했다.
차준홍 기자 |
안전자산인 달러가 뛰자, 국내에선 원화값과 주식이 모두 하락했다. 2일 오후 3시 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전 거래일(달러당 1307.8원)보다 11.5원 내린(환율 상승) 1319.3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30일 9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1300원대로 올라선 지 하루(거래일 기준) 만에 다시 1310원대로 밀려났다.
아시아 증시에선 한국(코스피)과 일본(니케이225) 주가지수 하락이 두드러졌다. 2일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의 1조원 넘는 동반 매도에 전날보다 1.22% 하락한 2561.69에 마감했다. 이날 니케이225 지수는 2.18% 급락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다.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에 직접 공격한 것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이다. 이란의 도발에 이스라엘이 강력한 보복에 나서면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는 더 커질 수 있다. 1일(현지시간)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의 변동성지수(VIX)는 장중 전날보다 15% 넘게 급등하면서 20선을 넘어섰다. 키스 뷰캐넌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매니저는 “(중동전쟁 같은) 악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차준홍 기자 |
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으로 치닫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작다는 의견도 많다. 이란 정부는 이스라엘의 보복이 없다면 추가 공격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엇보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중동 사태가 더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전면전 확률을 낮게 평가하는 이유다. 중동 지정학적 불안은 기름값 상승으로 미국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관심은 이스라엘의 대응에 쏠린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스라엘이 인명 피해 없이 이란의 소규모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상징적인’ 보복에서 그친다면 지난 4월처럼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발 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수 있다. 박상현 iM증권(옛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국제유가가 반등했지만 70달러(WTI 기준) 수준에선 한국 무역수지에 큰 영향을 주진 않는다”며 “(중동 리스크는) 아직 찻잔 속에 태풍”이라고 말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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