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30 (월)

‘親韓’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 “尹대통령, 여당이 野와 협상·대화할 공간 조금 더 열어줘야” [세상을 보는 창]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尹·韓 독대 형식·절차는 문제될 게 아냐

시급히 만나서 풀 현안 많다는 게 중요

韓 빠진 ‘번개만찬’ 보도되지 말았어야

韓대표 당내 운신 공간 좁아 성과 미진

건강한 당정관계 맺어야 정책정당 쇄신

김 여사 사과해야 한다는 게 韓 입장

정부, 의료계 반발 장기화 예측했어야

여·야·의·정협의체 모든 의제 논의 가능

‘野 3자추천 특검법’은 여당 분열 목적

판사 출신 재선 의원인 국민의힘 장동혁 최고위원은 지난해 말부터 급속히 정치적 체급을 불리며 정치권의 주목을 받아왔다. 한동훈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초선 의원으로는 이례적으로 사무총장에 발탁돼 4·10 총선 공천 실무를 주도했다. 올 7·23 전당대회에서는 한 대표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선거에 나서 최다 득표에 성공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 대표의 최측근, 복심으로 자리 잡은 그를 만나 여러 정국 현안에 관해 물어봤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됐던 ‘윤석열·한동훈 독대’ 문제와 관련해 “형식과 절차가 문제 될 것은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대표가 운신할 공간이 너무 좁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사건과 관련해서는 “김 여사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 개혁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의료계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1시간 10여분간 진행됐다.

세계일보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지난달 26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윤·한 독대’, 의정 갈등, 김건희 여사 명품 백 수수 사건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한동훈 대표의 최측근으로 불리는 그는 김 여사 문제와 관련해 “사과가 필요하다”며 “제2부속실도 신속히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제현 선임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 대표가 취임 후 두 달간 지지율이 10% 하락했는데.

“한 대표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과 정이 완전한 교집합이 되는 것은 이상적이지 않다. 어느 정도는 다른 공간이 있어야 거기서 생산적인 소통이 가능하고 야당과 협상도 가능하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 독대를 놓고 갈등이 빚어졌는데.

“답답하고 안타깝다.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만나 여러 현안에 대해 말씀 나누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 오랫동안 검사 생활을 함께해 왔던 두 분인데, 현안이 너무 많고 풀어야 숙제가 너무 많은 상황에서 자주 소통하고 만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극히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인데, 왜 이렇게 어려운지 모르겠다.”

―용산에서는 독대 요청이 언론에 먼저 보도된 것부터 불쾌해하는데.

“누가 먼저 언론에 얘기했냐보다 중요한 것은 두 분이 만나 해결해야 할 현안이 너무 많아 꼭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형식이 그걸 가로막고 있다는 게 안타깝다. 독대 요청이 보도되면서 이슈가 되는 것은 양측이 원활하게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 같다.”

―일요일인 8일에 윤 대통령이 친한(친한동훈)계를 배제하고 ‘번개 만찬’도 했는데.

“그분들과 만찬을 한 것은 굳이 보도되지 않아도 되고, 보도되는 게 적절치 않은데도 결국 보도가 됐다. 왜 보도됐냐를 두고 이런저런 얘기를 할 수 있지만, 그 자리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느냐가 더 중요한 것처럼, 독대 관련해서도 형식이나 절차가 문제될 것은 아니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3일 용산 만찬에서 현안을 얘기할 분위기가 아니었나.

“한 대표에게 모두에 인사말 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고, 야외에서 진행하다 보니 집중도도 떨어졌다. 참석자가 30명 정도가 돼서 현안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상황은 안 됐다. 그래서 독대를 요청한 것 같다. 만찬에 여러 번 참석했지만, 만찬에서 현안에 관해 얘기했던 적은 없는 것 같다.”

―독대가 성사됐다면 김 여사 문제도 논의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한 대표에게 구체적으로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당의 주요 현안이기에 그 부분을 포함해 얘기하려고 했던 것 같다.”

―김 여사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한 대표는 이와 관련해 일관되게 김 여사가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또 당연히 제2부속실을 설치하고, 특별감찰관이 임명되어야 한다고 말해왔다. 전당대회 때 당 대표에 출마했던 네 분이 모두 같은 의견이었다. 그동안 역대 영부인들이 대외적으로 활동을 해왔다. 그것이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 그런 만큼 잘 관리되고 전략적으로 잘 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제2부속실이 신속히 설치되어야 한다.”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공천 과정에서 대통령실이나 그 어떤 사람으로부터 또 공천에 관련된 어떤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 다만 지금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는 분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당이나 저는 알지 못하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릴 게 없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4·10 총선 참패 원인은.

“공천을 마쳤을 때만 해도 우리는 총선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워낙 민주당 공천이 엉망이었다. 잘 가다가 이종섭 전 호주대사, 대파(가격 논란), 의료개혁 문제 등이 겹쳐지면서 우리가 안 좋은 상황이 됐다. 그런데 최종적으로 패배 책임은 당에 있다. 저런 문제가 나왔을 때 정부와 충분히 협의하면서 잘 관리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 전 대사 문제도 우리가 명확한 입장을 내지 못했다. 결국 모든 책임은 당에로 돌아간다. 당시 사무총장으로서 책임을 느낀다.”

―여권 쇄신·체질 개선 방안은.

“쇄신이 최종적인 목적이 아니라, 여당으로서 능력 있는 정책정당을 위해 쇄신을 하고, 국민 마음을 얻기 위해 쇄신하는 것이다. 능력 있는 정책정당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비판받았던 지점은 당과 대통령실의 관계가 건강한가였다. 그것이 부족했기에 국민이 바라는 능력 있는 정책정당으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강하지 못한 당정관계 때문에 우리가 비판받았다.”

―2025년 의대 정원 문제도 논의해야 하나.

“여·야·의·정 협의체는 밖에서 어느 정도 조율하고 와서 도장 찍는 자리가 아니라, 모든 것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이야기하자는 것이다. 2025년 의대 정원 문제도 열어놓고 대화해야 한다. 한 대표 생각은 어떤 의제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공개적으로 올려놓고 얘기하다 보면 국민이 지켜보고 국민이 판단하실 게 아닌가.”

―의료개혁의 문제점과 해법은.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우선 필수의료 인력은 부족하고 인기 있는 분야에 의사가 몰린다. 또 하나는 수도권에 몰리고 지역의료 체계는 붕괴하는 것이다. 의사 숫자를 늘린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료계를 충분히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시스템을 바꾸더라도 근본적으로 안 되기 때문에 만 명을 늘려야 하고, 만 명을 늘리면 해결된다고 설득하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는 이런 계획을 추진하려고 할 때 의료계가 어떻게 반응해 왔는지, 충분히 예상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어느 집단이든 개혁에 대해서는 저항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의료계는 공급의 탄력성이 전혀 없다. 이분들이 진료하지 못한다고 했을 때 대체할 방법이 전혀 없다. 문제는 전공의들은 대체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 아니면 개업을 하든지 딴 데 갈 수 있다. 이분들을 압박할 방법이 없다. 그러면 의료계 대응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 그런데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은 그 지점에서 우리는 충분히 예상했고, 이런 대안이 있고 이렇게 하려고 했기 때문에 조금만 더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설명이 있어야 했다.”

―제삼자 추천 방식의 채 상병 특검 발의 방침은 유효한가.

“한 대표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 야당에서 발의한 해병대원 특검은 해병대원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실체를 규명하자는 게 아니다. 총선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108석을 줘서 대통령의 재의 요구 후 야당이 다시 특검법을 통과시키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해병대 특검을 다수결로 통과시킨 것도 민심이지만, 대통령을 선출하고 여당에 108석을 준 것도 민심이다. 그 민심에 부딪혀서 부결됐으면 다른 방법으로 국민을 설득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야당이 제삼자 특검법 발의를 요구하는 것은 한 대표에게 부담을 지우고 국민의힘에 분열이 일어나도록 하는 목적 외에 수사 외압의 실체를 밝혀서 이것을 국민에게 보여드리겠다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진정 그런 의사가 있다면 순수하게 대법원장이 2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1명을 임명하는 제삼자 추천 법안을 발의하면 된다.”

―윤 대통령의 최근 인사를 놓고 ‘뉴라이트’ 논란이 잦은데.

“뉴라이트라고 전제하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국정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사다. 대한민국 정부시스템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 정비되어 있다. 그러면 결국 인사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대통령 인사는 가장 그 자리에 맞는 능력 있는 인사를 고루 넓게 기용해야 한다.”

세계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에게 고언을 한다면.

“여당과 다양한 방법으로 좀 더 소통하고, 당이 야당과 협상·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조금 더 열어줬으면 좋겠다.”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위증교사 재판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나.

“판사 출신으로서 보면 둘 다 유죄다. 증거에 의해 범죄 사실이 뒷받침된다. 양형도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수준이 맞는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왜 ‘계엄 준비설’을 주장한다고 보나.

“이 대표에게 1심 선거 결과가 치명적으로 나온다면 총공세를 하겠다는 선전포고 같다. 이 대표에게 선고가 내려지면 어떤 행동이라도 하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길거리로 뛰쳐 나겠다는 것이다.”

박창억 논설위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