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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2 (수)

닻 올린 ‘이시바 내각’… 방위상 출신 4명 승선, 새 얼굴 전면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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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명 중 12명은 당내 비주류 인선
2인자 관방장관엔 기시다파 하야시
당‧내각 인선서 배제된 아베파 격분
중의원 선거가 당 장악력 시험대로


서울신문

이시바 시게루 자민당 총재가 1일 임시국회에서 일본의 102대 총리로 공식 선출된 뒤 동료 의원들의 박수를 받고 있다. 이날 이시바 신임 총리는 당내 파벌이 없고 각료 경험이 없는 인물을 중심으로 꾸린 1기 내각을 발표하면서 쇄신 의지를 내비쳤다. 도쿄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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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67) 총리가 이끄는 102대 일본 내각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새 내각에는 총리 본인을 포함해 방위상 출신만 4명이 승선했다. 기존 파벌에 속하지 않은 인사는 12명에 달했다. 당내 인맥이 빈약해 개인적으로 친교가 있는 의원을 발탁한 결과란 분석이다. 불법 정치자금 스캔들의 온상인 아베파 소속 의원들은 이번 조각(組閣)에서 전면 배제했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이날 열린 중의원과 참의원 총리 지명선거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기시다 후미오 정권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선거는 애초 오후 1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 이시바 신임 총리의 조기 해산 방침에 반발하며 30분 정도 지연됐다. 다만 자민당과 연립여당인 공명당이 중의원과 참의원 의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총리 지명에 이변은 없었다.

서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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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1기 내각’ 19명 가운데 이시바 총리의 추천인은 6명이라고 닛케이신문은 분석했다. 이 가운데 3명이 방위상 출신이다. 안보 정책을 중시하는 이시바 신임 총리의 색깔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총재 선거에 입후보했을 때 추천인 20인에 이름을 올린 무파벌 의원도 대거 발탁했다. 결선 투표 때 자신을 지원한 기시다 후미오 총리 측 인사도 배려했다.

먼저 총리 관저의 2인자인 관방장관에는 구기시다파의 하야시 요시마사(63) 현 관방장관이 유임, 내정됐다. 신임 외무상에는 총재 선거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이와야 다케시(67) 전 방위상이, 신임 방위상에는 나카타니 겐(66) 전 방위상이 각각 발탁됐다. 이와야 외무상은 2018년 12월 한일 초계기 문제가 불거졌을 당시 방위상을 지내며 한국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하야시 관방장관도 방위상을 지냈다.

농림수산상, 디지털상, 경제재생상에는 오자토 야스히로(66) 총리 보좌관, 다이라 마사아키(57) 자민당 홍보본부장 대리, 아카자와 료세이(63) 재무성 부대신을 각각 발탁했다. 이들은 추천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당내 비주류, 무파벌 인사다.

아베 신조 전 총리를 ‘국적’(國賊·나라를 망친 역적)이라고 비판한 의원도 내각에 입성했다. 총무상에 내정된 무라카미 세이이치로(72) 전 행정개혁상은 2022년 아베 전 총리 피살 후 “아베는 재정, 외교를 엉망진창으로 만든 나라의 적”이라고 발언해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여성 각료는 직전 기시다 내각(5명)보다 3명이 줄어 2명뿐이다. 아베 도시코(65) 문부과학상 부대신이 문부과학상에, 미하라 준코(60) 전 후생노동부 부대신이 저출산정책상에 발탁됐다.

당과 내각 주요 인선에 배제된 구아베파 의원들은 “우리에 대한 선전포고”라며 격분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자타 아베 계승자로 불리며 결선에서 다툰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당 요직인 총무회장 자리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정권의 첫 시험대는 오는 27일 치러질 중의원 선거가 될 전망이다. 이시바 신임 총리는 전날 총리 취임 전에 조기 해산 방침을 밝히는 등 초반 여세를 몰아 선거를 치르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다만 자민당 최대 파벌인 구아베파의 반발 등 분열이 노출되고 있는 만큼 당 장악력 확보가 우선이란 지적도 나온다.

도쿄 명희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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