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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이스라엘, 레바논에 ‘제한적 지상전’ 개시…확전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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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서 공습 뒤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레바논 신알필에서 촬영됐다. 신알필/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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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18년 만에 레바논 남부 국경을 넘는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 2006년 유엔 중재로 휴전한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격렬한 지상 전투도 벌어졌다. 가자전쟁 1주년을 앞두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상대로 공세 수위를 올리면서 지역 전체로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은 이란의 개입을 막기 위해 중동 지역에 병력을 긴급 증원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일 오전 10시20분께(현지시각) 텔레그램에 “남부 레바논에서 격렬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헤즈볼라 조직원들이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며 “개인 안전을 위해 남부 레바논의 리타니강 북쪽에서 남쪽으로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리타니강은 국경에서 30㎞ 정도 떨어져 있다. 로이터 통신도 “이스라엘 공수부대와 특공대가 급습한 이후 헤즈볼라와 치열한 전투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인명피해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1시50분께 발표한 성명에서 “헤즈볼라 테러 목표물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국경 인근의 마을을 겨냥한 지상 습격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투를 치른 최정예 특수·공수부대 제98사단 등을 투입했다. 이스라엘 공군과 포병대도 레바논 남부의 군사 목표물에 공습을 가하며 지상군을 지원했다. 이스라엘의 지상 작전 개시 직후 헤즈볼라도 이스라엘 북부로 발사체 10여개와 드론을 발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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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은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지상 작전’이라며 레바논 깊숙이 진입하거나 장기간 영토를 점령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작전 규모도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때보다도 소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2006년 이후 레바논 국경 인접 마을에 구축한 요새와 지하터널 등을 무력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작전 개시에 앞서 투입된 일부 특수부대는 헤즈볼라 지하터널 안에까지 이미 진입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미국에 ‘이 작전이 전면적인 지상 공격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다. 작전을 마치면 특수부대가 철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통화했다며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으며, 국경을 따라 공격 기반 시설을 해체할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전면전에는 반대하지만 이스라엘 지상군이 레바논 국경 안으로 진입해 헤즈볼라의 군사 시설을 파괴하는 것은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앞서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도 ‘전면전이 아니라 제한적 지상전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이해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곳 지형에 익숙한 헤즈볼라 전투원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경우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도 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번 작전이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의 전투보다 더 복잡할 것으로 이스라엘군은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란의 대응을 억제하기 위해 미군 수천명을 중동 지역에 파병하기로 했다. 추가 병력이 투입되면 중동 지역 내 미군 규모는 최대 4만3천명이 된다. 추가 병력엔 F-15E, F-16, F-22 전투기, A-10 공격기 등의 비행대대와 지원 인력도 포함된다. 앞서 지난 4월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가했을 때 F-15E와 F-16 전투기가 드론 격추에 큰 역할을 했다.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의 역내 주둔 기간도 한달가량 연장했다.



지상전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레바논에서 전쟁을 피해 인근 시리아 등으로 넘어가는 피란 행렬도 늘고 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전날 오전 엑스를 통해 레바논을 떠나 2011년 이후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로 넘어간 난민 수가 10만명을 넘었다고 밝혔다.



김원철 기자,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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