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판단할 데이터 중요” 투자기준 강조
“월·분기 단위 MVRV 참고해 거래” 추천
“미국 ETF·대선 덕 상승여력…금과 동일 취급”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 페스타 2024'에서 '데이터로 기준있는 가상자산 투자하기'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현재 비트코인은 상승장 중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수요가 살아나는 대로 내년에 10만달러를 돌파해 높은 가격대에서 횡보하다가 내년 하반기엔 하락장이 될 것으로 봅니다. 그때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대체 가상자산)에 대한 자산 로테이션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 페스타 2024’에서 향후 가상자산 시장 전망에 대한 견해를 이같이 밝혔다. 크립토퀀트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그룹, 무디스, 월드퀀트 등 미국 뉴욕 월가를 움직이는 금융회사들이 사용하는 가상자산 데이터 제공업체다.
주 대표가 2018년 창업한 크립토퀀트는 현재 전 세계 55만명이 가상자산 투자 전략 수립을 위해 활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 36만명의 팔로워를 둔 주 대표는 가상자산 전문매체 코인텔레그래프가 선정한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데이터로 기준 있는 가상자산 투자하기’를 주제로 이날 연단에 선 그는 1시간 가량 진행된 강연 내내 가상자산 시장 사이클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가상자산은 오래된 고래(대규모 투자자)가 새로운 고래에게 물량을 넘길 때 상승장이 펼쳐지고, 새로운 고래가 개미투자자에게 넘긴 뒤 하락장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인다. 이 사이클을 가늠할 데이터가 투자의 ‘열쇠’라는 것이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 페스타 2024'에서 '데이터로 기준있는 가상자산 투자하기'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크립토퀀트가 개발한 비트코인 시장 사이클 지표 ‘MVRV’(시장가치 대비 실제가치)는 모든 비트코인 지갑의 매수 당시 평단가를 계산해 지금의 가격과 비교해 준다. 주 대표는 “이 지표가 1 이상이면 수익구간, 1 미만이면 손실구간에 있다는 뜻”이라며 “월, 분기 단위로 이 지표를 확인해 1 이하로 떨어지면 매수하고, 3 이상이 되면 매도하는 걸 추천한다”고 말했다.
ETF·기관, 바이낸스 트레이더, 채굴기업 등 비트코인 생태계의 주요 참여자들의 평단가를 통해 시장을 전망할 수도 있다. 예컨대 현재 ETF·기관 평단가는 6만2000달러, 바이낸스 트레이더는 5만6000달러 수준으로, 6만4000달러인 시세를 고려할 때 당분간 매도 압력이 크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최근 1개월 이내 거래된 비트코인의 ‘실현 시가총액’(1개월 미만 기준)이 부진한 것을 보면 개미투자자들이 아직 비트코인 시장에 돌아오지 않은 상황임을 알 수 있다. 주 대표는 “유동성 출구로 볼 수 있는 개미투자자들이 아직 많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사이클이 끝났다고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대표는 대외적 요인 측면에서도 비트코인에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올해 초 미국 당국의 현물 비트코인 ETF 승인에 따른 미국의 비트코인 패권 회복, 미국 대선 등에 힘입어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선까지 올라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비트코인을 금과 같은 전략자산으로 보유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뿐 아니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도 가상자산 친화적 정책을 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 가상자산 시장을 견인하는 게 미국이다.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 수요와 거래량이 늘어날 때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ETF의 장점은 다른 펀드에 편입될 수 있다는 점인데, 연기금 등 기관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연말까지 계속 들릴 것이라고 한다. 11월 미국 대선과도 엮여 ETF 수요가 연말에 살아날 것으로 본다.”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더플라츠에서 열린 '헤럴드 머니 페스타 2024'에서 '데이터로 기준있는 가상자산 투자하기'의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주 대표는 4년마다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드는 반감기가 도래했음에도 상승세가 부진하다는 투자자들의 아쉬움에 대패서도 짚었다. 그는 “전고점을 돌파해 상승세가 가지 못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리테일(개미투자자)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본다”며 “아직 상승장 한가운데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근 미국의 전통적인 금융회사들 사이에서는 비트코인이 (달러가치 하락에 대한) 헤징 수단으로서 금과 거의 동등한 지위로 취급되고 있다”며 “경제위기가 왔을 때 비트코인이 일종의 자산 도피처로 활용될 확률이 높고 국가 차원에서도 전략자산으로 보유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산방어력 측면에서 봤을 때 다른 자산 대비 매력도가 떨어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알트코인 시장에 대해서는 규제 마련을 통한 법제화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규제가 만들어진다면 초기에는 성장이 느리겠지만 결국 시장이 탄탄해질 수 있다”며 “한국은 단기적으로 어렵겠지만 미국에서는 긍정적인 상황이다. 게다가 벤처투자자들의 투자로 블록체인 앱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5년 내 시장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이날 주 대표의 강연에는 가상자산 투자에 관심이 많은 20~30대부터 50~60대 청중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역대 비트코인 반감기와 왜 다른지’, ‘비트코인 ETF가 본격 상승 사이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경제위기시 가상자산 시장 영향은 어떤지’ 등 질문이 쏟아졌고, 강연이 끝나고도 질문을 하려는 투자자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비트코인 투자를 최근 시작했다는 김영신(50) 씨는 “비트코인과 같은 새로운 자산이 앞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짤 때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아 강연을 들으러 왔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spa@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