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파워 인식 손상…'플레이어'보다 '방관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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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이슬람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인 후 처음으로 지상군을 레바논 국경 너머로 투입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중재에 나선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미국의 영향력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레바논 남부 지역에서 헤즈볼라 목표물과 인프라를 겨냥한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표적 지상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지상전 가능성과 관련해 "지금 휴전을 해야 한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으나 이스라엘에 미국의 입김은 통하지 않았다.
미국의 중재에도 이스라엘이 강경하게 나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가자지구 휴전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또한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본부를 공습해 하산 나스랄라를 사살했을 때도 미국은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이스라엘이 미국의 중재 제안을 번번이 무시하면서 양국 간 갈등은 고조되고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해 경고를 비롯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 4월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폭격으로 이란이 보복 공격을 감행했을 때 이스라엘 보호에 나섰다.
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정치 일정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올 11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의 운신의 폭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 AFP=뉴스1 ⓒ News1 권진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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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 영구적 중단과 같은 사용을 꺼려하고 있는데 이는 그동안 자신이 역사상 가장 친이스라엘 정치인 중 한 명이라고 자랑해 온 바이든이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할 경우 선거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경합주 중 한 곳인 미시간주는 미국 내에서 아랍계 인구가 가장 많은 주로 섣부른 정책은 투표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리처드 하스 미국 외교협회 명예회장은 "며칠 전, 이스라엘이 다시 우리와 사전에 조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행동한 상황이 있었다"며 "그리고 이번에도 (미국)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휴전에는 관심이 없을 때, 휴전을 촉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세계의 경찰’ 역할을 포기한 미국이 이번엔 이스라엘을 제어할 수 없고 가자지구의 휴전은커녕 확산되는 전선에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미국의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엇박자를 내더라도 결국 미국이 수용할 수밖엔 없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미국의 글로벌 파워에 대한 인식에 대한 손상으로 이어진다.
CNN은 이스라엘의 접근 방식이 바이든 행정부를 초강대국으로서의 적극적인 플레이어보다 방관자로 보이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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