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실업자 수 56만 명 중 20%
지난 7월 서울 마포구 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를 찾은 구직자들이 일자리 상담을 받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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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이상 구직 활동에도 실업자 5명 중 1명은 여전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8월 기준 실업자 수는 56만4,000명이었다. 통상 4주간 구직활동을 했음에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사람을 실업자로 분류한다. 이 가운데 구직 기간이 6개월 이상인 사람은 11만3,000명으로 20.0%를 차지했다.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8월(20.1%) 이후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래픽 = 송정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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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는 대체로 10만 명을 밑돌았다. 그러나 올 3월부터 늘어 8월까지 6개월간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반해 전체 실업자 수는 7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감소로 전환해 두 달째 감소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실업자 수는 감소하지만, 장기 실업자는 증가해 이들의 비중이 커진 것이다.
장기 실업자의 증가는 구직자와 일자리의 조건이 맞지 않는 '일자리 불일치'의 단면을 보여준다.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8월 기준, 장기 실업자의 전 직장 퇴사 이유 가운데 '시간·보수 등의 직업 여건 불만족'이 24.7%였다. 이는 '임시 또는 계절적 일의 완료'(26.4%)에 이어 두 번째였다. 직장에 다니다가 그만둔 사유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실제로 장기 실업자의 이전 직장을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업(18.9%), 제조업(15.9%),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3.7%)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 산업들은 사회구조가 변화하면서 취업자 수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실업률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쉬었음'과 유사하다. 취업 의사가 없거나, 있어도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직장을 찾지 않는 사람을 쉬었음으로 분류한다. 8월 쉬었음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만5,000명(10.6%) 증가한 256만7,000명에 이른다.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년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건 구직자와 일자리가 잘 맞지 않는 고용 불일치 때문으로 보이며, 장기화하면 결국 구직을 단념할 가능성이 크다"며 "재교육과 직업훈련의 실용성을 높이고 좋은 일자리와 나쁜 일자리가 나뉘지 않도록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성원 기자 suppor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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