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허리케인 헬렌의 여파로 인한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행정부의 노력에 대해 이야기하며 잠시 멈칫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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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은 현재 국경 근처의 헤즈볼라 인프라를 겨냥한 제한적인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미국)에게 통보해온 내용”이라며 “이스라엘과 지상전에 대한 대화를 해왔지만, 이스라엘은 현 단계에서 그것(지상전)은 국경 근처 인프라에게 집중한 제한된 작전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밀러 대변인은 이어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공격에 맞서 자신들을 지킬 권리가 있다”며 “권리에는 레바논 내부의 테러공격 인프라를 겨냥한 것까지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스라엘이 통보한 ‘제한적 지상전’에 대해 미국이 동의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밀러 대변인은 “지난해 10월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 정파)의 이스라엘 기습공격 직후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고, 그 공격을 계속되고 있으며, 헤즈볼라에 의하면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며 확전의 책임을 헤즈볼라에 돌렸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궁극적으로 이 갈등의 외교적 해결을 보기를 원한다”며 전쟁의 양상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경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앞서 백악관에서 열린 허리케인 피해 대책 기자회견에서 지상전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은 휴전을 해야 한다”며 확전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이스라엘의 제한적 지상전 통보 사실에 대한 질문에는 “나는 당신(질문자)이 알 수 있는 수준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며 “나는 그들이 교전을 중단해야 안도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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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에 반대하며 휴전을 이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견지하면서도,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 강화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는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양측의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하면서도 지난 27일 헤즈볼라 지휘부 회의가 열린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다히에를 공습해 헤즈벌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한 데 대해 “정의의 조치”라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이날 열린 ‘이슬람국가(IS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체’ 장관급 회의에서 “중동을 더 안정적으로 만들 수 있는 최선이자 유일한 길은 외교”라면서도 “나스랄라는 잔혹한 테러리스트였고, 레바논과 중동 지역, 세계는 나스랄라가 없어 더 안전하다”고 밝혔다.
한편 미 국방부 사브리나 싱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스라엘의 제한적 지상전 돌입 통보 이후 수천명의 병력을 중동 지역에 파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가 병력이 투입되면 현재 4만명 수준인 중동 내 미군 규모가 4만 3000명이 될 전망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추가 병력엔 F-15E, F-16, F-22 전투기, A-10 공격기 등의 비행대대와 지원 인력이 포함된다. 기존 병력이 유지된 상태에서 병력이 추가되면서 공군력이 2배로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전날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의 역내 주둔 기간을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지난주 미국 동부 버지니아에서 유럽으로 출발한 해리 트루먼 항모전단 지중해로 이동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중동 지역 내 2개의 항모전단이 위치하게 된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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