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9호선 신논현역 승강장에 대용량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모습. 좌측 공기청정기는 가동 중이지 않고, 우측 공기청정기는 가동 중이다. 사진 정은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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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 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여전히 ‘나쁨’ 수준을 보이는 등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가 더불어민주당 박홍배 의원실에 제출한 서울시 지하철 4호선과 9호선 내 공기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24시간 동안 측정한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64.1㎍/㎥를 기록했다. 초미세먼지 농도 ‘나쁨’ 기준(36㎍/㎥)의 1.7배에 달했다. 미세먼지(PM10) 농도도 93.3㎍/㎥로 '나쁨' 기준인 81㎍/㎥를 넘어섰다.
9호선 신논현역도 올해 측정한 초미세먼지 농도가 43.8㎍/㎥를 기록하며 ‘나쁨’ 수준을 보였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는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상태일 경우, 천식 환자는 흡입기를 더 자주 사용하고 가급적 실내 활동만 할 것을 권고한다. 일반인도 눈과 목에 통증이 있는 경우 실외 활동을 피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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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역사 90% 초미세먼지 ‘나쁨’ 수준
지난해 11월 서울 성동구 서울교통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지하철 환기를 위해 역사 내 설치된 덕트를 모형으로 제작해 일정량의 먼지를 뿌리는 등 청소로봇과 집진기를 활용한 신기술 청소 시연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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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역사에서는 이용객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를 중심으로 이산화탄소·미세먼지 등의 대기 오염 물질이 발생한다. 또 지하철이 운행될 때 전동차 바퀴와 레일이 마모돼 금속성 먼지가 발생해 승강장과 대합실에 유입될 수 있다. 지하공간의 특성상 자연환기가 어려워 기계환기설비 장치에 의존해 환기를 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지하철을 운영하는 기관은 ‘실내공기질 관리법’에 따라 매해 한 차례씩 공기질을 측정하고 그 결과를 기록해야 한다.
환경부의 지하철 내 공기질 측정 결과에서도 지난해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악화된 사례가 다수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9호선 다수 역사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적으로 ‘나쁨’ 수준을 초과했다.
특히 선정릉역과 송파나루·중앙보훈병원·여의도역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1~8월 평균 60㎍/㎥를 초과했다. 평균 측정치가 초미세먼지 ‘나쁨’ 기준을 초과한 역사는 37개 중 33곳(8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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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청정기 가동 줄어 “미세먼지 예산 삭감”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 설치된 모니터에 역사 내 1시간과 24시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당 각각 301.7 마이크로그램(㎍)과 208.4㎍으로 나타나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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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와 서울시는 역사 내 공기질이 나빠진 사유에 대해 시설 보수 공사와 시스템 고장으로 인한 배기설비 작동 불량, 공기정화장치 가동기준 변경에 따른 공기청정기 가동시간 감소 등을 주로 꼽았다.
관련 예산도 줄었다. 2020년 615억 4600만원이던 지하역사 공기질 개선 사업 예산은 올해 169억 9900만원까지 감소했다. 박홍배 의원은 “지하철 공기질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는 필수 관리 요소인데, 정부의 국정과제인 미세먼지 사업 곳곳에서 예산이 삭감되고 있다”며 “다중이용시설 공기질 관리가 집중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 관련 예산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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