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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1 (화)

‘순천 여성 청소년 살해’ 박대성 신상 공개…범행 현장 2000명 추모 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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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위 “범행 잔인하고 증거 충분” 공개 결정


경향신문

30이 전남 순천시 조례동의 한 인도에 ‘무차별 범죄’로 숨진 10대 여성 청소년을 추모하는 글들이 놓여있다. 순천시는 범행 장소에 지난 29일 ‘시민 분향소’를 설치했다. 순천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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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길을 가던 여성 청소년을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한 피의자 박대성(30)의 신상이 공개됐다. 범행 장소에 순천시가 설치한 ‘시민 분향소’에서는 안타까운 죽음을 추모하려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남경찰청은 30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 심의결과에 따라 10대 여성 청소년을 살해한 박대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남경찰청은 박씨의 실명과 상반신 사진, 나이를 이날부터 다음달 29일까지 한달간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신상공개 심의위원회는 “범행의 잔인성 및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범행의 증거가 충분하다”면서 “국민의 알권리, 재범방지 등 공공의 이익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0시44분쯤 순천시 조례동에서 길을 가던 A양(18)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A양은 친구를 바래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와 A양은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경찰은 박씨가 A양을 대상으로 ‘무차별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순천에서 배달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씨는 범행 당일 자신의 가게에서 소주 4병을 마신 뒤 흉기를 챙겨 거리로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거리에서 처음 본 A양을 뒤따라가 흉기로 3차례나 찌른 박씨는 이를 목격한 시민이 다가오자 도주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A양의 직접 사인은 ‘과다 출혈’인 것으로 판명됐다.

박씨는 도주하면서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1㎞떨어진 곳에 버린 뒤 다른 술집에 들러 술을 더 마시기도 했다. 경찰이 발견한 흉기에서는 A양의 유전자가 검출됐으며 박씨도 “평소 식당에서 사용한 칼”이라고 인정했다.

박씨는 지난 28일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박씨가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술을 많이 마셔서 기억이 안 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고졸 검정고시를 치러 합격한 A양은 평소 경찰이 되는 게 꿈이었다고 한다. 10대 여성 청소년이 도심 한복판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살해당한 사건에 시민들의 분노는 크다.

범행 현장에 지난 29일 순천시가 설치한 ‘시민 분향소’에는 이날까지 2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의 찾아 안타까움 죽음을 추모했다. 분향소에는 하얀 국화 300송이가 놓였고 추모의 마음을 남길 수 있는 메모판도 설치됐다.

시민들은 A양이 쓰러졌던 장소에 우유와 초콜릿 과자 등을 두며 영면을 기원했다. 종이 상자에 쓴 추모의 글들도 현장에 쌓이고 있다. A양의 친구라고 밝힌 한 시민은 “6년 동안 친구로 지내며 우리 참 다사다난했다”면서 “마지막 인사도 제대로 못 했다. 정말 아팠을 텐데 너무 미안해”라고 적었다.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탄식하는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길거리가 안전하지 못한 현실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또 다른 시민은 “거리의 안전, 사회의 안전, 국가의 책임, 시민생명 보호”라고 쓴 추모글을 남겼다.

순천시는 10월1일까지 분향소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순천시 관계자는 “어린 청소년이 끔찍한 범죄의 희생양이 됐다는 사실에 많은 시민이 안타까워해 추모공간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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