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관련 1심 재판이 열린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앞에서 유가족이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무죄 판결을 받고 청사를 빠져나가자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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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이 참사 부실대응 혐의를 받는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의 1심 선고 결과에 "검찰의 즉각적인 항소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오늘(30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는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서장에 대해 참사의 예견 가능성이 있었고, 참사 전후에 안전조치가 미비했다며 금고 3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다만 이 전 서장이 부실 대응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의 현장 도착 시각을 허위로 기재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와 국회 청문회에서 허위 증언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재판부는 업무상과실치사상과 허위공문서작성·행사 혐의를 받는 박 구청장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밖에 유승재 전 용산구 부구청장, 최원준 전 용산구 안전재난과장, 문인환 전 용산구 안전건설교통국장에게도 무죄가 선고됐습니다.
모두 행정기관에서 사전에 특정 장소로의 대규모 인파 유입을 통제·차단하거나 밀집한 군중을 분산·해산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수권 규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부실 대응 관련 1심 선고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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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입장문을 내고 "참사 발생과 관련한 일선 경찰의 책임을 인정한 이번 판결은 참사의 책임을 묻는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보다 엄정한 판결을 바랐던 유가족들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박 구청장을 비롯한 일부 관계자들이 무죄를 선고받은 데 대해 "판결을 납득할 수 없다"며 "이번 판결은 기존 사회적 참사에 관한 사법부의 판단과 달리 피고인들의 업무상 과실을 불인정하여 면죄부를 주고 말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피고인들이 인파 운집 가능성을 몰랐다는 것은 무지와 무관심에서 비롯된 것인데 이는 도저히 무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며 "이번 참사에서 경찰 혼잡 경비 요청을 했거나 최소한 구청 공무원들이 골목 내 교차 통행 등 인파 통제에 나섰다면 이토록 대규모의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유가족이 바란 것은 처음부터 단 하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었다"며 "오늘 법원은 안전사회를 위해 정의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저버렸다. 정부와 사법에 대한 불신 속에서도 끝까지 법원을 믿고 엄중한 처벌을 하길 간곡히 바라던 유가족의 믿음과 한 가닥의 희망마저 저버렸다"고 토로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부당한 판결에 대한 검찰의 즉각적인 항소를 촉구한다"며 "항소심에서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고 피고인들의 죄책이 인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송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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