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의 잔해를 살피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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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IDF)이 레바논과 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수도 베이루트 도심을 공습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는 사망한 수장의 자리에 약 이틀 만에 새 인물을 앉혔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베이루트 남서부 콜라 지구에 있는 아파트 한 채가 폭격받았다. IDF가 베이루스 도심을 공격한 것은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헤즈볼라는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원하기 위해 이스라엘과 분쟁을 벌여왔다.
이번에 공격당한 건물은 레바논 이슬람 무장단체 자마 이슬라미야 조직원 2명이 소유한 아파트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으로 자마 이슬라미야 조직원 1명을 포함해 총 4명이 숨졌고 16명이 다쳤다.
사망자 중 3명은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PFLP) 지휘부로 확인됐다. PELP 측에 따르면 정치국 위원이자 군사 안보부 책임자 무함마드 압델 알, 군사부 소속이자 레바논 군사 사령관 이마드 오데, '순교 영웅 동지'로 묘사되는 압둘 라흐만 압델 알이 숨졌다. PFLP는 팔레스타인 독립운동을 주도해 온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산하의 무장 조직이다.
이스라엘은 이란과 대리 세력인 '저항의 축'을 상대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베이루트 외곽을 향했던 공격은 이날 처음 도심까지 들어오는 등 공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29일에는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의 영역인 서부 호데이다 항구와 발전소를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최소 4명이 사망하고 33명이 다쳤다.
이스라엘은 지난 17일 무선호출기(삐삐) 테러를 시작으로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 27일에는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해 전운이 최고조에 달했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2주 동안 1000명 넘는 레바논인이 사망했고 6000명 정도가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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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새 수장에 사피에딘…나스랄라 외사촌·이란 '국민영웅' 사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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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심 사피에딘 헤즈볼라 집행위원장이 지난 7월 4일 고위 사령관 무함마드 나세르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하자 그의 장례식을 엄수하고 있다. 2024.7.4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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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동안 자리를 지킨 수장을 잃은 헤즈볼라는 나스랄라의 후임으로 그의 외사촌이자 집행위원회 이사장인 하심 사피에딘(60)을 임명했다.
이날 이란 인터내셔널 등 중동언론에 따르면 사피에딘은 헤즈볼라의 군사 작전을 기획하는 조직인 지하드 평의회 의장이다. 헤즈볼라 2인자였던 그는 나스랄라가 사망한 피격 현장에 있지 않아 목숨을 건졌다.
1964년 레바논 남부 이슬람 시아파 가문에서 태어난 사피에딘은 나스랄라와 함께 이란·이라크 등지에서 신학을 공부했다. 1992년 나스랄라가 헤즈볼라 사무총장(수장)에 오른 뒤 헤즈볼라의 고위 관리가 됐다. 1998년 헤즈볼라 핵심 직책인 집행위 이사직에 오르며 사실상 나스랄라의 후임으로 내정됐다.
사피에딘은 이란 수뇌부와도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그의 형제 압둘라 사피에딘은 주이란 헤즈볼라 대표다. 그의 아들은 이란의 국민 영웅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IRGC) 쿠드스군 사령관의 딸과 결혼했다. 솔레이마니는 2020년 이라크 바그다드 부근에서 미군의 무인기 공습으로 숨졌다.
미국 정부는 사피에딘을 특별지정 국제테러리스트(SDGT) 명단에 올려 자산 동결 등 제재를 가했다. 이란의 역내 라이벌인 수니파 맹주 사우디도 사피에딘을 테러리스트로 지정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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