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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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최고지도자 하산 나스랄라(64)를 제거했다고 28일(현지 시간) 밝혔다. 이는 올 7월 31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정치 최고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피살된 지 약 두 달 만의 일이다.
이로써 이란이 이끄는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 양축인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수장이 모두 암살됐다. 그 정점에 있는 이란은 “역내 모든 저항군은 헤즈볼라를 지원하라”며 사실상 다른 친이란 세력으로의 확전을 예고했다. 이란과 함께 저항의 축이 겨냥하는 미국까지 개입하는 전면전이 촉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성명을 통해 “나스랄라와 함께 최근 암살 시도에서 살아남았던 알리 카라키 헤즈볼라 남부 사령관 등 테러집단(헤즈볼라)의 다른 고위 지휘관들이 전날 공습에서 숨졌다”고 밝혔다. 나스랄라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다히예의 주거용 건물 지하에 있던 헤즈볼라 본부에서 회의를 하던 중 ‘정밀공습’을 받았다. IDF는 “헤즈볼라 최고 간부들은 이스라엘 국민을 상대로 테러 활동을 조율하고 있었다”며 작전명을 ‘새 질서(New Order)’라고 발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나스랄라의 죽음 뒤 첫 공식 발언에서 “역사적 전환점(historic turning point)”이라며 “그는 테러리스트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며칠 간 상당한 도전이 있을 것”이라며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중동의 ‘맹주’ 이란을 향해 공격을 시도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나스랄라의 죽음을 확인하며 “가자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레바논과 그 굳건하고 명예로운 국민을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과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스랄라의 죽음은 친이란 세력으로의 확전을 촉발할 조짐이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무슬림들을 향해 “레바논 국민과 자랑스러운 헤즈볼라를 모든 수단을 동원해 지지하고 이스라엘의 사악한 정권에 맞서도록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이란은 이날 이란혁명수비대의 압바스 닐포루샨 부사령관도 전날 공습에서 나스랄라와 함께 숨졌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이번 암살에 대해 “이스라엘이 수년간 표적으로 삼은 살인 중 ‘가장 크고 중대한 사건’이며, 중동전쟁을 상당히 확대시킨다”고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헤즈볼라의 주요 후원자 이란과 미국까지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짚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지상전도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IDF는 레바논 국경을 넘어 헤즈볼라를 제거하는 소규모 작전을 시작했거나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미국 ABC방송이 29일 두 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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