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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천장 뒤지고 쓰레기통까지 확인… 강남 클럽 ‘마약 단속’ 동행기[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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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클럽거리 일대 마약 단속 동행취재

마약수사팀, 시청, 소방 등 총 29명 나서

클럽 화장실, 사각지대 등 마약 투약 단속

경찰 “지속적으로 클럽 마약 범죄 단속”

헤럴드경제

경찰이 강남구 강남대로의 한 클럽 화장실에서 마약류가 버려져 있는지 휴지통을 살펴보고 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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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이렇게 대놓고 오면 누가 잡히겠어요”

28일 새벽 0시 30분, 강남구 강남대로 클럽 거리 일대 앞은 클럽을 찾은 이들로 가득했다. 몇몇 클럽에는 20~30명가량이 줄을 서서 입장을 하기도 했다. 경찰은 물론 관할구청 취재진까지 합류해 단속이 진행되자, 단속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었다.

클럽 입구 앞에서 만난 20대 남성 A씨는 “저 앞에 사람들 모여 있는데 뭐 하러 온 것이냐. 뭐 단속하러 왔냐”고 물으며 “이렇게 대놓고 경찰들 마약하는 사람들 잡겠다고 우르르 오면 잡히겠느냐”라고 취재진에 되묻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서울시 유흥시설 밀집 지역 3곳(용산, 강남, 서초)에서 클럽 등 유흥가 마약류 대상 유관기관 합동단속을 진행했다. 합동단속에는 마약수사팀 10명, 형사기동대 1개반, 기동순찰대 7명, 서울시청, 강남구청, 강남소방서 등 유관기관 총 29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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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강남구 강남대로의 한 클럽 화장실에서 마약이 숨겨져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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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강남대로의 가장 큰 클럽 중 하나로 꼽히는 A클럽에서 마약류 유통, 은닉, 투약 등의 사실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살폈다. 화장실 내 쓰레기통에 마약류 관련 물품이 버려져 있는지, ‘마약 던지기’ 장소로 의심되는 곳에 마약이 숨겨져 있는지, 바닥에 마약 투약 흔적은 없는지 등을 살폈다. 소방과 시·구청에서는 안전사고 위험과 위생시설 문제로 단속을 벌였다.

이날 단속에서는 마약 던지기 정황 혹은 투약 등은 적발되지 않았다. 식품위생법 위반, 안전사고 위험 시설 여부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취재진이 만난 몇몇 클럽 이용객은 “화장실 등에서 마약 투약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클럽 내부 CCTV 사각지대, 화장실, 보이지 않는 곳 등에서 은밀하게 마약류를 투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경찰은 클럽과 유흥가를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엄정하게 점검해 가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클럽에서 마약을 투약해서 검거한 사례가 있다”라며 “어디서도 마약류를 소지하거나 투약하고 유통하는 경우 엄정하게 처벌받을 수 있으니 어떠한 이유에도 마약은 금기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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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새벽 2시 30분경 강남 일대 클럽과 유흥가에서 ‘음주 및 약물 운전 집중 단속’에 걸린 운전자가 음주운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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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경찰은 강남 일대 클럽과 유흥가 일대에서 음주 및 약물 운전 집중 단속을 시작했다.

강남경찰서는 교통과를 중심으로 전날부터 클럽·유흥주점이 영업 중인 야간 시간대에 논현·역삼·압구정·청담을 중심으로 구획을 나눠 시간대별로 이동해 집중단속에 나섰다.

특히 이날은 ‘약물 운전’ 단속이 처음으로 시행됐다. 이날 새벽 1시 30분부터 3시까지 진행된 음주 및 약물 운전 집중 단속에 걸린 운전자는 없었다.

다만 음주 운전 훈방조치 사례가 1건 있었다. 해당 운전자는 음주 단속 이후 ‘타액형 간이검사키트’를 활용해 약물 운전 검사를 받기도 했다. 타액형 간이검사키트란 약물 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의 타액을 활용해 메스암페타민 등 5가지 마약류에 반응하는지 2분 내로 검사 할 수 있는 도구다.

그간 강남 유흥가 일대에서는 약물 운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지난 5월에는 개포동 한 도로에서 40대 남성이 차량을 운전하다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던 차량 6대를 들이받은 사고를 냈다. 사고 당시 이 남성은 마약류 간이검사 결과 양성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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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경찰서 교통과에서 약물 운전이 의심되는 운전자에게 사용하고 있는 ‘타액형 마약 간이검사키트’. 김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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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마약 투약 후 2차 범죄는 2021년 230건 2022년 214건을 기록했다. 이중 교통범죄는 2021년 67건, 2022년 66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경찰 관계자는 “음주가 감지되지 않더라도 과속, 급발진, 지그재그 운전 등 비정상적인 운전형태가 발견되고, 운전자가 동공변화·흥분 등을 보일 경우 ‘타액형 간이검사키트’를 활용해 약물 단속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단속은 최근 경찰청에서 추진 중인 ‘클럽 등 유흥가 일대 마약류 범죄 근절 특별대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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