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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친한’ 신지호 “싸대기 한 대” 발언, 추경호·한동훈 전쟁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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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참석자가 어제(24일) 만찬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대요. ‘가을밤을 즐기는 여유로운 분위기였다.’ 진짜 성질 같아선 가 갖고 그냥 싸대기 한 대 때리고 싶은 심정이에요.” (국민의힘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9월25일 유튜브 ‘어벤저스전략회의’)

“(추경호 원내대표가) 기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서는 늘 한동훈 대표 욕만 하고 있다는 거예요.” (문화일보 이현종 논설위원, 9월26일 〃)

세계일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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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의 ‘빈손 만찬’(9월24일) 이후 여진이 계속되는 가운데 친한(친한동훈)계 당직자인 신 부총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신 부총장은 해당 방송에서 만찬 참석자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고, 추 원내대표에 대한 공동 진행자의 비방에 맞장구를 쳤다. 이에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당내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신 부총장의 발언이 ‘추·한(추경호·한동훈) 전쟁’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친윤·친한 ‘장외 설전’…추경호, 진상파악 지시

신 부총장은 만찬 다음날인 25일 ‘싸대기 한 대’ 발언을 하면서 “이게 그런 자리냐. 사교 파티하냐”고 꼬집었다. 신 부총장의 발언 내용이 전해지자 당 지도부 내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친윤계 최고위원은 지도부 단체 대화방에 신 부총장의 방송 사진을 공유하며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가 삭제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26일 이 논설위원이 ‘추 원내대표가 한 대표를 욕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며 “지금 한 대표를 욕해서 될 문제가 아니지 않냐”고 하자 신 부총장은 “그렇다. 한 대표를 비판해서 잘될 수가 있다면 그것도 필요하다고 보지만 잘 될 수가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 측은 한 대표 측에 이 논설위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며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고, 추 원내대표는 서범수 사무총장에게 사실관계 파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27일 신 부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 원내대표 측에서 저의 해당 행위를 지적했다는 기사를 접했다”면서 “구체적으로 제 발언의 어떤 부분이 해당 행위인지 알려주시면 성실히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윤·한 갈등 이은 추·한 갈등?…秋 “확대해석 말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가 무산되는 등 윤·한 갈등이 계속되면서 친한계와 친윤계 사이 균열도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다. 신 부총장이 언급한 ‘가을밤’ 발언처럼 윤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비공개 만찬을 두고 전혀 다른 평가를 내놓는 일이 대표적이다. 친한계는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독대를 거부하고 만찬 자리에서도 한 대표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입장이고, 친윤계는 한 대표가 발언할 기회가 충분히 있었음에도 독대를 고집하고 있다고 본다.

또 27일 한때 일부 SNS에서는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언론에 흘린 사람은 한 대표가 아닌 추 원내대표’라는 내용의 지라시가 유포됐다. 다만 해당 지라시에서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가 만나 독대 얘기를 했다는 특정 시점(22일)이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이 보도된 시점(21일) 다음날로 알려지며 사실무근이라는 반박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독대 무산 책임론’을 둘러싼 친윤계와 친한계의 신경전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치권에서는 여당 ‘투톱’인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 사이를 주목하고 있다. 신 부총장 논란 등을 계기로 사실상 ‘윤·한 갈등’이 당내에서 ‘추·한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확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 되는 문제다. 확대해석하지 말라”며 진화에 나섰다.

그동안 추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를 중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에서 “추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당대표 사이에서 긴장관계라든지를 조율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해왔다”며 “갈등을 확전시키지 않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는 거로 이해했는데 신 부총장이 좀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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