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8 (토)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조전혁 "당선 되면 가장 먼저 '학생권리의무조례 추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터뷰] 서울교육감 선거 12년 만에 보수 단일 후보 추대

"학생인권조례가 교권 잡아먹어…역사교과서 서술 바꿔야"

뉴스1

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보수 단일 후보가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다음 달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에서 보수 단일화 기구가 후보로 추대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은 '학력 신장'과 함께 '학생인권조례' 대신 '학생권리의무조례' 제정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조 후보는 26일 후보 등록을 마친 후 뉴스1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선 후 가장 먼저 추진할 과제로 학생권리의무조례' 제정을 꼽았다. 이름 그대로 권리와 함께 의무와 책무를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의 학생인권조례는 '비교육적'이고 '교육 파괴적'이라는 말까지 했다.

역사 교과서 논란과 관련해서는 "민주화의 영웅들이 전부인 것처럼 역사 서술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역사 서술의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령 이승만 정권은 권위주의 정권이었지 독재까지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교육감이 되더라도 교육감의 개인적 생각을 교과서에 반영하는 것은 옳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며 "서울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 '교육청 인정 도서'는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진영이 12년 만에 극적으로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며 당선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원 비율을 보면 서울의 지형이 결코 보수에 유리하지 않다. 해 볼 만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1

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보수 단일 후보가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교육감에 두 번째 도전이다.

▶교육을 바로잡아 보고 싶다는 사명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래서 국회의원 할 때도 4년 내내 교육 상임위에 있었다. 경제학자 출신인데, 교육보다 더 중요한 경제 변수는 없다. 교육 투자가 높은 성장을 만들고, 좋은 교육 시스템을 가진 나라가 지속해서 성장한다.

두 번째, 공교육은 사회의 위대한 균형자다. 우리 모두 내 자식은 훌륭한 공교육의 혜택을 받아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 유동성(social mobility)이 활발한 나라가 되고, 소셜 모빌리티가 활발한 나라는 사회적으로 굉장히 안정된다.

마지막으로, 교육은 가장 중요한 역사 변수다.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평생 자기를 훈련하고 공부시킨 사람이다. 국가도 마찬가지다. 교육이 그 조직의 역사, 개인의 역사를 결정짓는다.

"학원만 규제하면 풍선 효과…공교육 경쟁 구도 만들어야"

-무너지고 망가진 서울 교육, 대한민국 교육의 '레짐 체인저'(regime changer), '패러다임 체인저'(paradigm changer)가 되겠다고 했다. 어떻게 바꿔나가겠다는 것인가.

▶이번 교육감의 임기가 1년 8개월 정도다.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서울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에 속한다. 교육감이 되면 직권으로 학업성취도평가를 전수평가로 바꾸겠다. 그리고 다양한 시험을 치겠다. 1등부터 꼴등까지 나누는 시험이 아니다. 아이들의 실력이 얼마나 되는지는 평가를 해야 알 수 있다. AI 테스트 시스템도 제공하겠다.

-출마 선언문에서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격차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가 사교육 대책을 이야기하면 항상 학원을 타깃으로 삼는다. 학원 규제부터 한다. 이건 '저질 정책'이다. 공교육을 '정규 시장'이라고 하면 학원은 '암시장'이다. 경제학에서 볼 때 암시장을 직접 규제하면 풍선 효과가 발생한다. 인간의 욕망을 억누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이에크는 '치명적 자만'이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는 결코 정책이 성공할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하나.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 정규 시장인 학교 교육을 제대로 경쟁력 있게 만들어야 한다. 경쟁력은 경쟁에서 나온다. 지금은 학부모나 학생들한테만 경쟁시킨다. 선생님들 경쟁은 안 한다. 선생님이 잘 가르치기 위해서, 학교가 더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경쟁해야 한다.

공교육에서 경쟁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교육 소비자에게 (학교) 선택권을 더 주고, 선택을 하기 위해 필요한 학교 교육과 관련된 정보를 다 공개해야 한다. 필요하지만 없는 정보는 생산해서라도 공개해야 한다.

학생인권조례, 비교육적이고 파괴적…권리·의무 함께 다뤄야

뉴스1

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보수 단일 후보가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우선 정책은.

▶1호 공약은 기초학력 신장이다. 2호는 학생인권조례 대신 '학생권리의무조례'를 만드는 것이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이 만든 '학교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관한 조례' 대신 새로 만들겠다는 것인가.

▶미국에도 학생인권조례와 비슷한 '학생권리의무장전'이 있다. 진보적인 주이든 보수적인 주이든 권리와 의무를 함께 다룬다. 권리는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안다. 반면 의무나 책무는 학교생활을 하면서 규범이나 약속을 지키며 체화해 가는 것이다. 그래야 자유민주 사회에서 공화적인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그런 면에서 비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교육 파괴적이다.

-파괴적이라는 의미는.

▶그게 결국은 교권을 잡아먹어 버린다. 일종의 악마가 돼 버렸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마음대로 해도 선생님들이 제재를 못 하게 만들어 놓았다. 훈육을 못 하니 교실이 붕괴되는 것이다. 교실이 붕괴되면 수업도 같이 붕괴된다. 수업이 붕괴되는 순간 학생들의 가장 큰 권리인, 헌법에 보장된 '교육받을 권리'가 깨져버린다. 그래서 파괴적이라는 것이다.

"역사는 진실이 중요…교과서에 이승만 장점 거의 안 다뤄"

-역사 교과서가 큰 쟁점이 되고 있다.

▶역사에서는 진실이 중요하다. 진실이 아닌 것들은 제거돼야 한다. 가령 이승만 정권을 독재정권으로 볼 것인가. 2020년대의 시선으로 보면 독재일 수 있는데, 1950년대의 시선으로 봐도 독재인가. 그 당시 식민지에서 독립한 제3세계 국가들과 비교해 보면, 독재까지는 아니다. 권위주의 정권이었다.

그리고 교과서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장점은 거의 다루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공'이 9이고 '과'가 1일 정도로 뛰어난 정치가이자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교육감이 된다고 해서 개인적 생각을 교과서에 반영하는 것은 옳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다만 역사 서술의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 역사 서술의 방식이 꼭 운동사 중심으로만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는 말인가.

▶대한민국이 세계 최빈국에서 '선진국' 서사를 쓸 수 있었던 것은 수많은 영웅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라를 만든 건국의 영웅들, 경제와 산업의 영웅들, 스포츠와 문화의 영웅들…. 그런데 민주와 반민주, 독재와 항거, 이런 것만 서술하면 아이들이 제대로 된 역사를 인식할 수 있겠는가. 민주화의 영웅들이 전부인 것처럼 역사 서술이 되어서는 안 된다.

-어쨌든, 교육감이 되더라도 교과서에 관여하지는 않겠다는 것인가.

▶교육청 인정 도서는 만들 수 있다. 서울 시민의 여론을 반영해서 그런 인정 도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역사뿐만 아니라 AI 리터러시처럼 꼭 필요한데 국가 교육과정이 따라가지 못하는 것들은 서울에서 선도적으로 할 수 있지 않겠나.

AI 교과서 반대?…"자동차 처음 나왔을 때도 거부했다"

뉴스1

조전혁 서울시 교육감 보궐선거 보수 단일 후보가 2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선거사무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2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 전면 도입하는 AI 디지털 교과서를 두고도 현장 반대가 심하다.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도 사람들이 거부했다. '빨간 깃발법'이란 것도 있었다. 결국에는 기술이 요구하는 트렌드를 이길 수 없다. 사회 전체가 디지털화하고 있는데 교과서를 거부할 수 있느냐. 아니라고 본다. 물론 처음 시작하는데 완벽할 순 없다. 장점은 취하고 단점은 버려가면서 활용하는 게 맞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 정부는 아직 협의의 AI 단계에 머물러 있다. 협의의 AI는 학습도구로서의 AI다. AI 툴을 활용해 지식을 좀 더 쉽고 편리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중요한 건 우리 아이들이 광의의 AI를 능수능란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광의의 AI라는 게.

▶광의의 AI는 AI 문해력이다. AI를 갖고 기존 지식을 재조합해 새로운 지식으로 만들거나 재창조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직업에서도 그렇고 취미 생활에서도 AI 문해력이 없으면 살기 힘든 세상이 될 것이다.

-최근 교육부 발표를 보면 학교폭력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메인 슬로건 중에 '체인지(體仁智)교육'이 있다. 전통적으로 '지덕체'를 얘기하는데, 순서가 잘못됐다. 건강한 신체와 정신 위에 인성이 올라가고, 그 인성 위에 지식이 올라가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이다. 지금은 학교에서 인성교육을 거의 포기했는데, 인성교육을 복원하겠다.

인성 교육은 학교만 해서 되는 게 아니다. 학부모와 같이 해야 한다. 가정 교육도 가미해야 한다. 학교의 인성 교육과 가정 교육이 결합하면서 더 강화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 그러면 학교폭력 문제도 자연스럽게 저감될 것이다.

-교육감에 당선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것은.

▶'학생권리의무조례'를 만들어서 서울시의회에서 빨리 통과시키는 것이 시급하다.

jinn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