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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배꼽 잡을 준비 되셨나요?···게이 남사친과 유쾌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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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리뷰]

박상영 작가 퀴어소설 원작으로

'진정한 나' 찾는 성장기 그려내

김고은·노상현 열연···1일 개봉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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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은 동명의 소설이 원작이기에 ‘퀴어물’로 이미 ‘아웃팅’한 작품이다. 그러나 영화화된 ‘대도시의 사랑법’은 어둡고 마이너한 감성의 퀴어물의 전형을 따르지 않았다. 로맨틱 코미디이자, 성장 드라마에 가깝다. 웃음이 가득하지만 귀엽고 유쾌하고 아름답기까지 한 ‘대도시의 사랑법’은 올해 가장 성공한 중소규모의 영화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영화는 MZ세대 대표 작가 박상영의 동명이 소설이 원작이다. 자유분방한 태도 때문에 대학생활이 순탄하지 않고 ‘악성 가십의 주인공’으로 살아가는 재희(김고은)는 어느날 흥수(노상환)의 비밀을 알게 되고 이 비밀 때문에 둘은 오히려 가까워 진다. 재희와 흥수가 가까워지고 동거까지 하게 되는 과정에서 요즘 20대 여대생이 겪는 스토킹, 남성 단톡방에서의 여성 능욕·혐오, 데이트 폭력, 성소수자들의 문화 등이 영화의 주제의식의 서사를 유쾌하면서도 영리하게 파고 든다. ‘빵빵 터지는’ 웃음 코드는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성소수자, 성 정체성에 대해 너무 엄숙주의로 일관한 게 아닌가 하는 반성까지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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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애자든 동성애자이든 20대에게 사랑은 언제나 머리와 가슴이 터질 듯 한 화두다. 이성애자인 재희와 동성애자인 흥수는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20대의 사랑에 웃고 울고 미치고 후회하고 잊는다. 사랑이 오고 가고, 사랑을 떠나고 떠나보내는 과정에서 늘 곁에서 위로하고 감싸주는 서로에게 ‘찐친’인 재희와 흥수의 우정도 사랑 만큼이나 서로를 성장하게 하는 삶의 과정이라고 영화는 말한다. 이언희 감독은 “주인공들이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주연 김고은과 노상현의 연기는 영화를 현실적으로도 판타지적으로 보이게도 하는 오묘한 ‘케미’를 만들어 냈다. 올해는 ‘김고은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김고은은 온전히 재희가 돼 최고의 연기력을 발휘했다. 앞서 1191만 명의 관객을 모은 ‘파묘’에서 김고은은 MZ세대 무당 이화림으로 완전히 ‘빙의’했고, 천만관객의 일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애플+의 드라마 ‘파친코'에 출연한 노상현은 이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했다. 노상현 특유의 시크하면서도 소박한 표정이 퀴어물에 대한 거부감을 완전히 제거해 노상현은 차기 작품에 대한 기대감까지 높였다. 지난 23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가 공개된 이후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속의 순수한 떨림이 느껴졌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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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일 개봉 예정인 이 작품은 ‘베테랑 2’의 천만 관객 몰이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막강한 상대로 꼽힌다. 극장가에 다양성을 선사하며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화는 앞서 ‘토론토 영화제’에서도 해외 관객과 만났는데 김고은은 당시 상영 상황에 대해 “1200명이 함께 봤는데, 모두 웃으면서 반응해 콘서트 현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전했다.

연승 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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