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이코노미스트 "4개국 新밀착…장기적 군사기술 이전 안보 위협"
"북러 군사밀착 심화 시 비확산 체제 훼손 가능성"
푸틴 옆좌석에 탄 김정은 |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밀착이 가속화할 경우 북핵 개발에까지 러시아가 손길을 뻗치는 최악의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이 27일 거론됐다.
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을 위협하는 새로운 혼돈의 4중주(new quartet of chaos)' 제하 기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층 심화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 등 4개국의 새로운 밀착을 집중 조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미국의 인도태평양사령관 자리에서 물러난 존 아퀼리노를 인용, "우리는 거의 악의 축 시대로 돌아가고 있다"며 2차 세계대전 직전 독일 나치와 일본, 이탈리아 파시스트의 결합에 비견할 수준으로 이들의 공조가 발전할 가능성을 지목했다.
특히 이들의 공조가 무기 등 군사 지원은 물론이고 경제 협력 및 첨단 기술 지원 등에 걸쳐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는 무기와 산업 분야 협력이 직접적 위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군사적 기술 이전이 중대한 안보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내다봤다.
또 "북한과 이란은 현재 수백기의 미사일과 수백만개의 포탄을 러시아에 제공 중이며, 이로 인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군을 압도할 수 있다"며 "중국은 러시아에 직접적 군사 지원은 하지 않지만 전자 부품 등의 간접 지원을 통해 저변 강화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이 같은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서방의 공중 방어막을 뚫을 수 있는 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는 기술을 이전받고 있다"며 "현재는 우주 분야에서도 심각한 수준의 협력이 이뤄지는 것으로 간주되며, 여기에는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러시아는 이란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개발에 다름 아닌 우주 프로그램 개발을 돕고 있다"며 "북한 역시 러시아로부터 기술 지원 약속을 받아냈으며, 여기에는 북한이 취약한 ICBM의 재진입 기술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비록 핵무기와 관련해 협력의 징후는 없지만, 첨단 군사 기술 이전이 가속한다면 향후 상황은 예단하기 어렵다고까지 우려했다.
또 미국 정보당국 수장인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인용,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잠재적으로 오랫동안 지켜진 비확산 체제의 규범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함께 "이들 4개국 간의 합동 군사협력 징후도 포착되고 있다"며 "이미 러시아와 중국, 이란은 걸프해에서 합동 훈련을 진행했고, 북러의 최근 협정에 따르면 전쟁 상황에서 즉각 도움을 약속했는데 이는 한반도 갈등 상황 시 러시아의 개입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다만 이슬람 극단주의에서 공산주의에 이르기까지 이들 4개국의 이념 지향이 제각각이고 각자의 엇갈린 이해관계 속에 여전한 긴장과 불신이 존재하지만 "이들 4개국의 밀착은 그 자체로 이미 서방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대표적 사례로 "한 개의 단일한 전쟁에 집중하도록 조직된 미군은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에서 동시다발적 분쟁 상황에 직면하며, 당장 지난해 이스라엘에서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155mm 포탄을 같은 해 10월 다시 이스라엘에 보내는 혼돈의 상황을 겪어야 했다"고 짚었다.
또 후티 반군을 겨냥해 홍해에 배치된 미군 자산은 대만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가용이 불가능하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kyung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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