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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이은영의 '밥데이터'] '尹·韓 독대 불발', 갈등 해법은 '영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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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 대통령 지지율 최저치에 수도권 보수층 일부 결집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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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을 마친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환담하며 이동하고 있다./뉴시스(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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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 | 이은영 칼럼니스트]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주 만에 소폭 반등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9∼20일 실시한 조사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3.3%p 상승한 30.3%였다. 부정평가는 66.2%였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28.7%로 긍정평가는 1.0%p 올랐고, 부정평가는 1.1%p 내린 68.4%였다.

‘백년원전 동맹’을 외친 체코 순방 효과 때문일까? 그보다는 추석 전 최저치로 하락한 대통령 지지도 때문에 수도권 보수층이 일부 결집한 것으로 해석해야 할 것 같다. 리얼미터 자료를 보면 이번 소폭 상승을 견인한 것은 서울 10.1%p, PK 10.0%p였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의 총선 공천 개입에 대한 녹취록 폭로가 이어지고 있어 반등 기류가 유지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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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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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통령실이 주관한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은 모처럼 30%대에 올라선 대통령 지지율을 다시 하락시킬 소재가 될 것 같다. 한동훈 대표의 말처럼 ‘밥만 먹었다’여서 ‘먹구름’이 잔뜩 낀 당과 대통령실 갈등이 언제 ‘맑은 날’이 될지 답답하기만 하다.

언론에 공개된 ‘어두컴컴한’ 만찬 기념사진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은 처음에 총 7장을 공개했는데 중간에 3장을 회수하고 4장만 사용하도록 했는데, 한동훈 대표가 ‘센터’에 선 사진은 단체 사진 1컷 뿐이다. 더구나 영상 자료는 아예 배포를 안 해서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기가 어렵다.

대통령실은 이번 만찬 일정 뿐만 아니라 추석 기간 동안 윤대통령의 응급실 방문 일정도 출입기자단의 공동 취재를 제한했는데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언로를 막고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만찬 회동이 끝나고 난 뒤의 분위기다. 대통령실은 만찬 내내 ‘우리 한동훈’을 언급하며 ‘화기애애’했고 마지막 후식 타임에는 윤 대통령이 아이스라떼를 주문하자 한 대표가 "감기기운 있는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알뜰살뜰 서로를 챙겨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내 친한계와 친윤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친한계인 김종혁 최고위원과 장종혁 최고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동훈 대표가) 20분 먼저 가서 대기했지만 대통령과 만나지 못했고 식사 자리에서도 인사 발언을 할 기회가 없었다’고 어색했던 분위기를 전한 반면, 친윤계로 알려진 김재원 최고위원은 그렇지 않았다고 평했기 때문이다.

-의정 갈등해법, 2부속실 설치 등 독대를 통해 허심탄회한 당청간 대화 필요

결국 한동훈 대표는 다시 언론에다 대통령실과의 ‘재 독대’를 요청하는 ‘승부수’를 던졌는데 정치권 주변에서는 두 사람의 독대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것 같다. 그 이유는 한 대표가 의정 갈등에 대한 해법과 함께 김건희 여사 문제를 언급하려고 하기 때문에 윤 대통령이 이를 회피한다는 시각이 대체적이기 때문이다.

그럼 계속 독대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한동훈 대표의 입지는 어떻게 될까? 지난 20일 한 대표가 조선일보와 실시한 인터뷰를 보면 "항상 사이다만 마시고 살 수 없다. 지금은 인내가 필요한 때"라고 밝혀 본인 스스로도 힘이 커질 때까지 명분을 쌓으며 기다리겠다는 생각의 일단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현재의 껄끄러운 당과 대통령실 갈등이 결국 윤 대통령의 탈당과 신당 창당 또는 한 대표의 국민의힘 탈당과 신당 창당이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하지만 대통령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함께 하락하는 ‘커플링’ 분위기 속에서 창당 동력이 약해 그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김 여사를 겨냥한 보도의 칼끝 역시 예리해지고 있다. ‘총선 공천 개입’,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명품백 수수’ 관련 수심위의 상반된 권고안 등 관련 폭로들이 계속되다 보니 이제는 여당 내에서도 ‘김 여사와 손절할 때’를 속삭이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치외법권에 서 있는 ‘영부인 리스크’가 커질수록 당청 갈등도 비례하여 커지고 있는데 현재의 당과 대통령실 갈등은 윤-한 갈등이 아니라 김-한 갈등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지난 국민의힘 전당대회 와중에 터진 김여사와 한 대표의 문자무시 논란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어쨌든 ‘영부인 리스크’의 정리없이 막힌 정국을 뚫을 해법이 없다. 2부속실 설치 및 대통령실 내 영부인 친인척을 관리하는 특별감찰관 임명과 함께 김여사 또는 윤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윤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도돌이표’ 정국이 계속되는 것도 이제는 멈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허심탄회한 만남이 최우선 되어야 하는데 도저히 안 된다면 영부인과 셋이서 만나는 것도 방법이다. 대통령 부부 그리고 한때 동지적 관계를 유지했던 한동훈 대표와의 사적인 감정의 뒤엉킴으로 권력이 편향적으로 남용되는 모습도 이제는 임계점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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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yug2020@naver.com

※ 본 칼럼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 시각으로 더팩트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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