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수도권 13곳 대학으로 구성된 회원 수백명 규모 동아리에서 집단 마약 투약 사건이 발생, 대학생 10여 명이 무더기로 검찰에 적발됐다. 사진은 해당 동아리의 소셜미디어 계정/서울남부지검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집단으로 마약을 투약한 대학생 연합 동아리 회장이 동아리원이 아닌 의사와 상장사 임원 등에게도 마약을 유통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서울남부지검 형사4부(부장 남수연)는 동아리와 무관한 직장인들에게도 마약을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회장 염모(31)씨를 비롯한 동아리원 3명과 이를 투약한 직장인과 대학생 4명을 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중 구속 기소된 직장인 2명은 대형병원 의사와 상장사 임원으로 조사됐다.
검찰에 따르면 동아리 회장 염씨는 고급 호텔, 클럽 등에서 동아리와 무관한 사람들도 초대해 마약을 판매하고 함께 투약한 추가 혐의를 받는다. 대학생 연합동아리가 아닌 일반 직장인 등에게도 마약을 유통시킨 것이다.
9년 경력의 대형병원 의사 A씨는 동아리 회원과 함께 염씨로부터 마약을 매수해 투약했고, 투약한 후 서울 강남의 클럽을 누비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올 소재 상급종합병원 임상강사인 A씨는 마약류 진통제 처방을 수반하는 수술을 직접 집도하는 마약류취급자였다.
A씨는 새벽에 마약을 투약하고 당일 병원에 출근해 수술을 진행하기도 했다. A씨는 지난해 10~11월 총 3회에 걸쳐 새벽에 마약을 투약했음에도 투약한 당일 병원에 총 7명의 환자에 대한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투약한 마약의 효과가 6~10시간 지속되는 점을 고려해 A씨가 투약효과가 있는 상황에서 수술을 벌였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구속되기 전까지 약 1년간 의료행위를 이어왔고 검찰은 마약류 중독자는 의료법상 의료인 결격사유이자 필요적 면허 취소사유에 해당한다며 관계 기관과 협의해 A씨의 자격을 취소시킬 방침이다.
동아리 회원이 아니었던 한 대학생은 B씨의 구속으로 마약을 구할 길이 없어지자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해온 상장사 임원 B씨를 통해 마약을 제공 받았다.
미국 대학 출신이자 코스닥 상장사 임원으로 근무한 40대 남성 B씨는 마약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주로 20대 여성들에게 마약을 제공하고, 마약을 투약한 상태에서 서울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등 약 13km 구간에서 고급 외제차를 운전하기도 했다.
B씨는 출장을 핑계로 미국으로 도주하려 했으나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이달 5일 구속됐다. 앞서 B씨는 지난 2020년 태국에서 마약을 밀수한 범죄사실 등으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바 있다. 검찰은 B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던 대학생 C씨 또한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약투약사범에 대한 수사권이 일부 제한되어 수사에 제약이 있다”며 “그럼에도 주어진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여 마약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도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