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병사 부족, 외국인·5060세대로 채우자"…성일종 "법안 검토 중"

[the300]與성일종 "50·60대 경계병으로 활용 검토"…병력부족 문제 해법 '깜짝 제안'

육군이 지난 7월 우리나라 방위산업 발전과 국방협력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해외 주요 방산협력국 장병 대상 ‘육군 국제과정’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육군 국제과정 교육생들이 K9자주포 운용 실습을 하고 있다. / 사진=육군

저출생으로 인한 병력 부족 문제를 '외국인 복무' 등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랑스 육군에 '외국인 지원병'이 활약하는 '외인부대'처럼 한국군도 관련 입법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국민의힘 의원)은 25일 서울 용산구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젊은 병사들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 위원장은 이날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국가전략'을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세계 열강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위치에 따라 한국이 AI(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었다.

성 위원장은 기조강연 이후 한 참석자로부터 '군의 혁신을 도모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 게 좋겠냐'는 질문을 받고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민자 군복무, 5060세대 경계병 활용 관련 입법화 계획을 밝혔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25일 서울 용산구 로카우스 호텔에서 열린 한국국방연구원(KIDA) 국방포럼에서 '대한민국의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국가전략'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인한 기자

성 위원장은 "앞으로 이민이 인구절벽 (위기 극복) 한 축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어를 잘하고 건강한 외국 사람들을 우리 군에 데려와서 7년이나 10년 정도 복무를 시키고 그 사람들이 시민권을 원하면 우선적으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가는 것도 우리 병력 부족을 채우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절벽 위기 극복을 위한 5060세대 활용 필요성도 주장했다. 군 부대 주요시설 인근에서 적의 동향이나 침입자를 감시하는 등의 '경계병' 역할은 군복무 경험이 있는 5060세대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는 제안을 내놨다.

그는 "50대, 60대 넘어가도 건강하다"며 "병장 월급이 (내년부터) 200만원이 넘어가니깐 이분들(5060세대)이 군에 (다시) 가서 경계병을 서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현재 병력 50만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8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에 보고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병력 자원은 육군 36만5200명, 해군 6만8900명, 공군 6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15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파이롤리 에스테이트에서 걸어가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성 위원장은 이날 기조강연 대다수를 미국과 중국의 체제 비교에 할애하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을 이길 수 없다'는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의 발언을 인용하며 군사력, 경제력, 교육 체계, 국가 시스템 등 전 분야에서 미국이 앞설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성 위원장은 "세계를 이끌어가는 양대 축이라는 미국과 중국 어느 쪽이든 우리나라가 적대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두 개의 국가 중 어느 곳이) 자유시장 경제를 지향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등을 깊이 있게 통찰해 보고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성 위원장의 발언은 한미동맹을 기본으로 중국과도 교류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강연 중 중국의 부패 행위, 미국 체제의 우월성 등을 언급하며 수위 높은 발언이 지속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중국 측 왕쓰밍 무관도 참석해 관련 발언을 들었다.

왕 무관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행사 이후 만나 "국회 국방위원장이 아닌 개인의 자격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관계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자리를 통해 한국 측의 입장 등에 대해 이해하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