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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초등생 '생존수영'을 바다에서?"···학부모·학생·교사 입 모아 반대하는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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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초등생 생존수업 바다로 확대 검토

학부모 71%, 학생 58%, 교사 92% 반대

“제약 많고 위험해” vs “위험해서 더 필요해”

제주, 2017년부터 도입···학생 95% 만족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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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지역 특성을 살려 초등학생 생존수영 교육을 바다로 확대하자는 제안에 학부모와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 또한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초등학교 교사·학생·학부모 등 2만475명을 대상으로 2025학년도 생존수영 교육 관련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항목에는 초등생 생존수영 교육을 바다에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한 찬반 의견과 찬반 이유를 묻는 내용이 포함됐다. 현재 인천에서는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매년 실내 수영장을 중심으로 생존수영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앞서 인천시의회에서 지역 특성을 활용해 생존수영 장소를 바다로 확대 운영하자는 제안이 나오자 이후 의견 수렴 차원에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설문 결과, 교사·학부모·학생은 모두 바다 생존수영 교육에 찬성보다 반대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와 학생은 전체의 71%(6716명)와 58%(3957명)가 각각 반대 의사를 밝혔다. 특히 교사의 경우 바다 생존수영 교육에 반대하는 비율이 전체 4104명 중 92%(3767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학부모들은 실내 수영장이 아닌 바다에서 교육을 진행할 경우 안전사고 위험성이 커지고 학생 관리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는 “아무래도 바다 수영은 날씨와 파도 등 여러 제약이 많고 위험해 보인다” “안전사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또 “부모가 아이 데려가도 사고가 한순간에 나는데, 바다에서 그 많은 아이들 인솔하고 관리하는 게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교사들도 교육 장소와 시기, 기후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인천의 272개 초등학교가 바다에서 생존수영 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인천교사노조관계자는 “교육 인력과 장비 등 기본적인 계획 없이 단순히 주변에 바다가 있으니 생존수영 교육을 해보자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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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초등학생 바다 생존 수영 교육이 실제 해상 환경에서 수난사고 대응 능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많은 학부모들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바다에는 위험요소가 많기에 더욱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17년부터 바다 생존수영 교육을 시작한 제주를 포함해 충남 등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생을 대상으로 바다 생존수영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해당 지역의 바다 생존수영 교육의 만족도 또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22일부터 8월 5일까지 제주도 해수욕장 등에서 공동으로 5개 초등학교 5, 6학년을 대상으로 총 8차례 진행된 교육 프로그램 참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제주특화 연안안전교실(바다 생존수영) 관련 학생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5.52%가 ‘만족한다’라고 답했으며, 세부 내용으로 바다생존수영교육 프로그램 만족도가 97.15%, 지도 강사 및 안전요원들에 대한 만족도는 98.13%, 활동 전 안전교육에 대한 만족도는 98.81%에 달했다.

조현영 인천시의원은 “깊이 90~120㎝ 정도의 실내 수영장보다는 바다로 기회의 폭을 넓혀 생존수영 취지를 살리자는 것”이라며 “연간 50억 원이 넘는 생존수영 교육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당장 바다 생존수영을 추진하긴 어렵고 일단 의견을 받아본 것”이라며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내년도 생존수영 교육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전했다.

문예빈 기자 mu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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