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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금)

"무료 배달비, 식당에 떠넘겨" 쿠팡이츠 주장에 발끈한 배민…전면전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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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가 높은 이중 가격제 확산에
라이벌 배민과 쿠팡이츠, 티격태격
정작 식당에선 "둘 다 똑같다, 답답"
한국일보

배달의민족은 4월 1일부터 무료 배달을 시작했다. 현재는 구독제로 전환해 월 요금 3,990원을 낸 회원에게 무료 배달을 제공한다. 우아한형제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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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25일 배달앱 경쟁사인 쿠팡이츠를 향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쿠팡이츠가 올해 3월 말 무료 배달을 먼저 도입하고 배민이 이를 경계하면서 형성된 두 회사 간 긴장 관계는 전면전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발단은 전날 쿠팡이츠가 낸 입장문이었다. 쿠팡이츠는 최근 롯데리아를 비롯해 외식업계에서 배달용 가격을 매장용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 가격제'가 퍼지자 그 원인을 배민에 돌렸다. 배민이 쿠팡이츠에 뒤따라 실시한 무료 배달 비용을 메우기 위해 중개수수료율을 6.8%에서 9.8%로 올리면서 이를 버티지 못한 외식업계가 배달가를 높였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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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는 무료 배달에 따른 고객 부담 배달비를 식당 업주에게 떠넘기지 않은 점도 강조했다. 이중 가격제를 일으킨 곳으로 배민과 함께 묶이기 어렵다는 뜻이었다.

배민은 곧바로 발끈했다. 이중 가격제가 "특정 업체만의 문제"라고 한 쿠팡이츠의 설명이 사실을 왜곡했다고 맞섰다. 배민은 자체 배달 상품인 배민 배달 기준 무료 배달 부담이 쿠팡이츠와 차이 없다고 했다. 쿠팡이츠도 이중 가격제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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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츠는 3월 26일부터 무료 배달을 업계 처음으로 시작했다. 월 요금 7,890원을 내는 쿠팡 와우 회원이 이용할 수 있다. 쿠팡이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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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무료 배달 구조를 보면 두 곳 모두 고객 몫 배달비는 회사가 내고 식당에는 서울 기준 배달비 2,900원을 부담하게 한다. 중개수수료는 9.8%로 같다. 배민 관계자는 "(쿠팡이츠) 주장은 소비자와 외식업주를 오인시킬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민이 무료 배달 이후 중개수수료를 높인 건 비용을 식당에 넘긴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 대응까지 언급되는 두 회사 간 갈등은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도입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다. 2019년 5월 창립 후 배민, 요기요보다 낮은 업계 3위에 머물렀던 쿠팡이츠는 무료 배달 시행 이후 몸집을 불렸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 집계 결과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는 2023년 8월 438만3,390명에서 올해 8월 810만5,303명으로 84.9% 뛰면서 요기요를 앞질렀다. 배민은 올해 8월 MAU가 2,280만8,524명으로 확고한 선두이나 전년 대비 증가율은 1.2%로 정체 상태다. 치고 올라오는 쿠팡이츠와 부동의 1위를 굳히려는 배민은 티격태격할 수밖에 없는 라이벌인 셈이다.

정작 외식업체들은 두 회사 간 다툼이 불편하다. 정부가 주도하는 배달 플랫폼 상생협의체에서 중개수수료 해법을 찾긴커녕 불협화음만 내고 있어서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배민이 무료 배달을 하고 중개수수료를 높이긴 했지만 사실 쿠팡이츠 모델이라 식당 입장에선 둘 다 똑같다"며 "서로 자기가 낫다고 하는 이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wa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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