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디딤펀드 현황/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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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예금 수익률+α(알파)를 추구하는 디딤펀드가 대거 출시되면서 원리금보장형에 치중된 퇴직연금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길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광범위한 분산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자산관리와 적정 수익의 추구로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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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펀드 25종 동시 출격…채권·예금+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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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는 장기 연금투자용 상품인 디딤펀드를 출시한다고 25일 밝혔다. 25개 자산운용사에서 1개사 당 1개 상품씩 총 25개 상품을 출시한다.
디딤펀드는 자산배분펀드 중 밸런스드펀드(Balanced Fund, BF) 유형의 펀드로 금융투자업계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브랜드다. 다양한 자산 간 분산투자를 통해 주식보다 안정적이면서도 채권이나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대부분 원금보장형에 몰려있는 퇴직연금의 수익률을 개선하기 위한 차원에서 금융투자협회와 업계가 지난해부터 펀드 출시를 준비해 왔다.
현재 퇴직연금 계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품인 생애주기형 펀드(TDF) 역시 자산배분형에 속한다. TDF가 생애 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펀드라면 디딤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주식 비중은 50% 이하, 투자부적격채권 비중은 30% 이하로 설정해 퇴직연금에 100% 투자가 가능하다.
운용사별로 다양한 전략의 디딤펀드를 출시했다. 삼성자산운용이 출시한 '삼성디딤밀당다람쥐 글로벌EMP' 펀드는 글로벌 경기 국면을 고려해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조정하는 전략을 사용한다. ETF(상장지수펀드)를 활용한 저비용 포트폴리오가 특징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타깃리스크펀드(TRF)인 '미래에셋디딤올웨더TRF'를 선보였다. TRF는 리스크에 따라 주식과 채권 등의 비중을 배분하는 전략이다. 혼합자산 모펀드를 활용해 글로벌 주식, 채권, 대체자산에 투자한다.
KB자산운용이 선보인 'KB디딤다이나믹자산배분'은 외부위탁운용(OCIO) 자산배분안을 활용해 글로벌 채권 투자로 안정적 이자수익을 확보한다. 신한자산운용의 '신한디딤글로벌EMP'는 해외주식과 국내채권, 대체자산 분산투자를 통해 물가상승률+연 3% 수익률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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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성과도 주목…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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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험·중수익을 추구하는 디딤펀드는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382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8% 증가했다. 연간 수익률은 5.26%로 전년(0.02%) 대비 5.24%포인트 상승했는데 금리 인상으로 인해 채권과 예·적금 금리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평균 수익률이 2% 안팎에 머물렀다. 원리금보장형 비중이 80~90%에 달하기 때문이다.
퇴직연금 수익률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본격 시행됐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 6월말 기준 디폴트옵션 가입금액은 32조9095억원으로 이 중 89%인 29조3478억원이 초저위험(원리금보장형) 상품이다. 초저위험 유형의 최근 1년 간 수익률은 평균 3.47%다.
퇴직연금 가입자들 대부분이 원리금보장형에 머무는 이유는 원금 손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디딤펀드가 국가별, 자산별 다양한 분산투자로 위험도를 낮춘다면 안정형이나 안정추구형 투자자라도 충분히 투자 유인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분산투자의 장점은 낮은 변동성으로 인해 장기투자가 가능해지고 이로 인한 복리효과가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운용되고 있는 자산배분형 펀드의 상당수는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자산배분형 펀드(TDF 제외) 781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평균 8.2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0.89%)을 웃돈다. 펀드 설정 이후 연평균 수익률은 평균 5.87%다. 연평균 수익률이 코스피 수익률을 상회하는 펀드는 전체의 74.9%인 584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디딤펀드는 특정 상품이나 유형으로 치우쳐있는 퇴직연금 상품의 다양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같은 디딤펀드라도 운용사마다 전략이나 노하우가 다르기 때문에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선택권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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