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5 (수)

“140표 확보 뒤 결선서 담판”…자민당 ‘빅 3’ 막판 총력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일본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자 9명이 공동 후보 토론회를 마치고 청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자민당 누리집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는 27일 사실상 차기 일본 총리를 결정짓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시게루(67) 전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전보장담당상,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 가운데 둘이 결선 투표에 오르는 게 확실해지고 있다.



이들 ‘빅 3’는 전체 유효표 736표(국회의원과 당원·당우 각 368표씩) 가운데 140표를 결선 진출 마지노선으로 보고 막판 총력전에 돌입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25일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전체 368명 가운데 361명에게 확인한 결과를 보면, 자민당 총재 후보 9명 가운데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지지하는 의원이 54명(1위),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31명(5위), 이시바 전 간사장 28명(6위)으로 집계됐다.



자민당 총재 선거 역대 최다인 후보 9명이 난립한 가운데 ‘빅 3’로 불려온 이들 외에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전보장상(42명),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39명),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35명) 등이 상당한 의원 표를 확보하며 분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지지 후보를 분명히 밝히지 않은 의원 수가 여전히 70명에 이르는 데다, 1차 투표에서 국회의원과 같은 수의 표가 주어지는 당원·당우 표심이 ‘빅 3’ 후보들에게 집중됐다.



지난 14~15일 요미우리신문의 전국 당원-당우 전화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 98표,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96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60표를 확보해 전체 367표(이후 368표로 늘어남)의 70%에 육박하는 표를 확보한 것으로 집계했다.



다만 세 후보 모두 국회의원표를 더한 예상 득표율에서는 누구도 20%에 미치지 못해 국회의원과 당원·당우의 무응답표 100여개를 모두 가져가도 과반을 넘지 못해 결선투표가 치러지는 게 거의 확실하다.



이들이 아직 입장을 정하지 못한 의원들로부터 15∼25표 정도만 추가 확보하면 결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결선 진출 가능선은 140표 안팎이다. 당원·당우 투표는 26일 마감되는데, 이미 상당수가 투표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후보들은 이틀 남은 선거 운동 기간 국회의원 표를 끌어모으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시바 캠프는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휴대전화에 들어있는 친한 의원들에게 모두 전화를 돌리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시민과 당원·당우 지지에서 대부분 1등을 달려온 기세를 앞세워 의원들 표심을 가져오겠다는 것이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지난 2012년 출마했던 총재 선거에서 당원·당우표를 55%나 얻으면서 결선에 진출했지만, 의원 지지를 확보하는데 실패하면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막판 뒤집기를 당한 적이 있다. 캠프 쪽에선 “지지의사를 밝힌 의원이 50명을 넘는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주요 언론들이 의원들과 접촉해 내놓은 결과를 보면 확실한 지지의사를 밝힌 건 30명 정도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 캠프 쪽도 현재 지지 의원을 ‘40명 이상’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언론 조사에서는 30명을 넘기지 못한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게다가 극우 성향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한 옛 아베파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등 세력을 확장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 기간을 고려해 옛 아베파 출신들을 결집하되, 특히 내년 선거를 앞둔 참의원 출신 세력을 모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 선거 전에 총리가 국회 예산위원회 등에서 야당과 국회 논쟁을 벌이는데, 경험과 연륜이 부족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이 얕은 밑천을 드러내면 참의원직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또 옛 아베파들이 아베 전 총리와 강한 대립각을 세웠던 이시바 전 간사장에게 표를 주지 않을 거라는 계산도 깔려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 캠프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선거 직전까지 급등했던 지지율이 토론회 등을 거치면서 선거 운동 기간이 흐를 수록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당원-당우 지지율에서 다른 경쟁자들에게 압도당하고 있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국회의원 지지도를 더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캠프 쪽 한 의원은 “당원 표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대신 결선 투표 진출을 위해 의원 표를 쌓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여러 선거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지지 유세로 도움을 받았던 의원들에게 후보가 직접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또 ‘킹 메이커’의 한 명으로 꼽히며 이미 자신에게 공개 지지 선언을 했던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쪽을 통해 측면 지원을 받고 있다.



지지를 약속받은 의원들의 이름을 선거 캠프에 설치된 게시판에 써넣고, 다른 캠프로 이탈 방지 대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결혼한 부부가 따로 성을 쓸 수 있게 하겠다는 ‘선택적 부부별성제 도입’을 공약의 하나로 내세웠다가 보수층이 반발하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최근 연설에서 ‘애국심’이라는 단어를 자주 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아사히신문은 “총재 선거 선두 그룹인 이시바, 고이즈미, 다카이치 3명은 모두 무파벌이지만 정치 신념과 정책, 정계 경력은 크게 달라 의원표가 중심이 되는 결선투표는 (둘 중 누가 결선에 오르느냐에 따라) 각 의원의 투표 대상도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라며 “후보가 갖고 있는 인간관계 문제도 얽히는 등 강점과 약점이 교차하는 삼파전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권력에 타협하지 않는 언론, 한겨레 [후원하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행운을 높이는 오늘의 운세, 타로, 메뉴 추천 [확인하기]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