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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5 (수)

尹-韓 90분 만찬회동, 현안 논의 없었다...한동훈, 독대 다시 요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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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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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등 당 지도부가 24일 90분간 만찬 회동을 했지만 의정갈등 등 현안 논의는 없었다. 윤 대통령이 "우리 한 대표"라고 챙겼고 가벼운 대화도 이어졌지만, 한 대표가 요청했던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이날 만찬 직후 "다른 자리를 만들어달라"며 독대를 다시 요청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만찬은 6시 30분께 시작돼 약 1시간30분간 이어졌다. 전당대회 바로 다음 날인 지난 7월 24일 만찬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7월 23일 전당대회 이후 새롭게 구성이 완료된 당 지도부를 처음으로 초청해 상견례와 함께 당 지도부를 격려하고 화합을 다지는 만찬"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용 국민의힘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5시 45분에 가장 먼저 도착했고, 이후 대통령실, 당 참석자들이 순차적으로 도착했다. 한 대표는 6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고, 홍철호 정무수석이 마중했다. 윤 대통령이 도착할 때까지 대통령실 및 당 참석자들의 환담이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6시30분께 도착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까지만 해도 너무 덥고, 다음주 되면 더 추워진다. 여기서 저녁을 먹고 싶었는데 이렇게 함께 먹게 됐다"고 말했다. 식사가 시작된 뒤에는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당에선 한 대표를 비롯해 추경호 원내대표,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김종혁 최고위원,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 곽규택·한지아 수석대변인, 정희용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수석급 참모진 전원이 배석했다. 모두 12명이다. 윤 대통령을 포함한 만찬 규모는 27명이다.

넥타이가 없는 정장 차림으로 만찬이 진행됐고, 음식은 한식으로 준비됐다. 건배를 위한 오미자 주스가 마련됐다.

대화 주제는 여야 관계와 국정감사, 체코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이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곧 국감이 시작되나요"라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고생이 많다"고 격려했다. 또 체코 순방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원전시장이 엄청 커지면서 체코가 우리와 함께하고 싶어한다"며 "2기에 24조 원을 덤핑이라고 비판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으로 전기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어 대안이 원전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만찬이 끝날 무렵 커피를 제안한 윤 대통령은 한 대표를 향해 "우리 한 대표는 뭐 드실래요?"라고 묻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아이스라떼를 주문하자, 한 대표는 "감기 기운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했고, 윤 대통령은 "뜨거운 것보다는 차가운 음료를 좋아한다"고 웃으며 답했다.

화기애애했지만 현안 논의 없이 끝나...한 대표는 독대 다시 요청


이날 만찬은 화기애애했지만 의정갈등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언급은 이뤄지기 어려운 분위기였다고 일부 참석자들은 전했다. 한 여당 핵심 관계자는 "자연스럽게 얘기를 나누는 상황이었다"면서도 "서로 앞에 앉아있지만 테이블에 거리도 좀 있고, 그 때문에 대화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윤 대통령께서 말씀을 많이 하셨다"며 "체코 순방이나 이런 것들에 대한 이야기였다"고 덧붙였다. 민감한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했다. 또다른 여당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원전에 굉장히 해박하셨고, 원전 얘기가 많았다"며 "그런(민감한 현안) 얘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이날 만찬이 끝나고 윤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분수공원 인근을 잠시 산책했다. 한 대표가 요청했던 독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한 대표는 만찬 직후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다시 요청했다. 한 대표가 홍철호 정무수석에게 "대통령님과 현안들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잡아달라"고 직접 요청을 했다는 게 여당 핵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요청에 대해 공개하겠다고 미리 알렸다고 한다. 다만 답변은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통령실과 한 대표는 이번 만찬 직전 한 대표의 독대 요청으로 잡음이 일면서 불편한 기류를 이어왔다.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독대를 요청했지만 대통령실이 "상황을 보자"며 즉답을 피했고, 이후 "별도로 협의할 사안"이라고 입장을 정리하며 사실상 요청을 거부해서다.

정치권에선 한 대표가 독대를 요청하고 있는 건 의정갈등과 김건희 여사 등에 민감한 사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당 대표 취임 두 달간 한동훈표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와 당 장악력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한 승부수를 띄우려는 의도가 깔려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만찬에 대해 "신임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및 당대표비서실장 등을 포함해 지도부가 완성된 이후 상견례적 의미"라며 "다양한 채널의 소통을 이어가기 위한 당정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다만 정치권에선 여야 대치, 특검법 대응, 의정갈등 등 국정 현안을 앞에 두고 독대 불발과 재요청 등이 이어지면서 당정 간 불편한 기류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투데이/김동효 기자 (sorahosi@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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