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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목소리 더빙부터 캐릭터 개발까지...엔씨, 게임 전반 AI 내재화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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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수 NC 리서치 본부장 인터뷰 [종합]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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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부터 서비스 운영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기술을 내재화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연수 NC 리서치 본부장(사진)은 최근 경기 판교 사옥에서 본지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엔씨소프트 전사 차원에서 일하는 문화를 AI와 함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바꿔나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엔씨가 구축한 자체 생성형 AI 모델 ‘바르코’ 시리즈는 물론, (오픈소스로 열려 있는) 빅테크 모델도 적극 활용해 상용화 가능한 다양한 AI 서비스 라인업을 구축했다”면서 “우선적으로는 엔씨의 본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한 다음, 향후에는 축적된 AI 경험을 토대로 외부 사업화 기회를 적극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엔씨소프트가 ‘실용성’을 내세운 바르코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관련 연구개발(R&D) 조직들을 최고연구책임자(CRO) 산하에서 김택진 최고경영자(CEO) 직속 리서치본부로 통합 재편한 이후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게임 제작과 사업 효율화에 활용할 수 있는 각종 AI 기술을 축적하는데 집중해왔다.

현재 이 회사의 AI 기술 R&D를 담당하고 있는 NC 리서치는 바르코 센터와 AI테크 센터로 나뉜다. 바르코 센터가 AI 기반 창작 지원 도구인 ‘바르코 스튜디오’와 AI 기반 비즈니스 지원 도구 ‘바르코 서비스’를 개발·적용·확산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AI테크 센터는 AI 기반 제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원천 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두 센터를 통합한 NC 리서치는 이연수 본부장이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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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본부장은 “기존 R&D 중심으로 흘러가던 조직의 분위기가 직접 게임 산업에 접목할 수 있는 AI 솔루션 개발로 방향성이 바뀌었다”면서 “이미 어느 정도 원천 기술을 확보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제는 게임의 생산성 향상과 운영 및 매출 증대,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관련 기술 축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방향성 아래 엔씨소프트 내부에선 10여 개에 달하는 주요 AI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가시적인 성과가 두드러지는 프로젝트 단위별로 순차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엔씨소프트는 내년에 생성형 AI 기술이 접목된 자율형 NPC(Non-Player Character·비조작 캐릭터)로 구동되는 첫 게임 신작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동안 엔씨소프트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리니지’ 시리즈 일부에서 실험적으로 한시 적용해왔던 AI NPC가 향후 이 회사 게임 전반으로 대거 탑재되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기존 NPC가 일방향적인 챗봇처럼 유저를 가이드 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앞으로 나올 AI NPC는 실시간으로 유저의 감정과 행동 패턴 등 다양한 정보를 이해하고 대화까지 가능한 역할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게임 속 배경에 머물렀던 NPC가 AI와 만나 이제는 유저들과 상호 작용이 가능한 조력자이자 경쟁자로서 살아 숨 쉬는 듯한 캐릭터로 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PC는 게임의 스토리를 토대로 미리 설정된 대본에 맞춰 유저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하거나 단순 배경으로만 움직이는 캐릭터를 말한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개발 중인 AI NPC는 유저와 직접적인 소통이 가능한 형태여서 이용자가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고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실마리를 NPC와 실시간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등 한 차원 높은 몰입도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 본부장은 “자사 첫 AI NPC가 적용된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신작을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이미 관련 핵심 기술은 개발이 완료된 상태이기 때문에 추후에는 게임 장르를 다변화해 적용 범위를 넓혀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AI NPC가 캐릭터와 세계관, 게임 시스템 등의 데이터를 학습해 구동되기 때문에 결국 신작 출시 시점에 맞춰 단계, 단계 발전된 자율형 NPC를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엔씨소프트는 현재 내년 출시를 목표로 MMORPG 신작 ‘아이온2’를 비롯해 자사 첫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택탄:나이츠 오브 더 가즈’와 MMO(대규모다중접속) 슈팅 게임 ‘LLL’ 등을 준비 중이다. 추후 게임의 특성과 장르 등에 따라 텍스트로 유저와 상호작용이 이뤄지는 AI NPC부터 음성(목소리)이나 실시간 화면을 통해 보이는 모습 등 다양한 데이터를 인식해 반응하는 NPC까지 다양한 모델이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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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이미지 생성 AI 모델 ‘바르코 아트’를 통해 만든 이미지 예시. 엔씨소프트는 올해 이 모델을 게임 제작을 위한 사내 솔루션으로 적용하며, 내부 제작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출처=엔씨소프트 공식 홈페이지>


이 본부장은 또 “자사의 핵심 AI 음성합성 기술을 바탕으로 연내 100종의 캐릭터 목소리를 만들겠다는 목표 하에 현재까지 60여 종의 AI 보이스를 구축해 놓은 상태”라며 “(작년에 출시된) ‘쓰론앤리버티(TL)’의 경우 1200명의 캐릭터 조연이 등장하는데, 이 중 더빙 작업의 약 67%가량이 NPC의 목소리일 만큼 향후 게임 전반에서 AI 보이스가 담당할 수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엔씨소프트의 ‘바르코 오디오’는 게임 제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향 작업을 효율적으로 개선해 주는 서비스로, 텍스트 입력만으로 게임에 특화된 연기톤의 AI 보이스를 손쉽게 생성할 수 있다.

이 본부장은 “각 게임 IP별로 아티스트들이 갖고 있는 화풍에 맞춰 캐릭터 이미지를 자동 생성해 주는 AI 모델(바르코 아트)도 내부 운영에 들어간 상태”라며 “신작 개발 부서들은 (캐릭터) 정보 노출에 대한 걱정 없이 각 조직별로 특화된 이미지 생성 창작 도구를 활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큰 편”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엔씨소프트는 기획자를 위한 텍스트 생성 창작 도구 ‘바르코 텍스트’와 3D 리소스 및 애니메이션 제작 생성 AI 도구 ‘바르코 그래픽스’ 실시간 채팅 번역 AI 서비스 ‘바르코 MT’ 등의 AI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다양한 AI 솔루션을 바르코라는 브랜드로 일원화했고, 내년 말 이후로 이러한 솔루션을 총집결한 생성 AI 기반 창작 도구 플랫폼 ‘바르코 스튜디오’를 외부에 공개해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8월 국내 게임사로는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대규모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 LLM’을 내놓은 바 있다. 이후 올해 4월 기존 모델을 개선한 2.0 버전을 추가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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