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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쉽고 정확하게 진단”…바이오니아, HIV-1 정량 PCR 키트 亞최초 WHO PQ 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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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니아 박한오 회장 인터뷰


매일경제

바이오니아 박한오 회장. [사진제공 = 바이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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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간 DNA/RNA 유전자 연구를 이어온 대한민국 1호 바이오벤처 기업 바이오니아가 최근 아시아 최초로 HIV-1 정량 PCR 키트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의 PQ 인증을 획득했다. 이번 인증은 바이오니아의 고도화된 분자진단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중요한 성과로, 특히 중저소득 국가의 에이즈 관리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매경닷컴은 바이오니아 박한오 회장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WHO PQ 인증 과정과 그 의미, 그리고 향후 글로벌 시장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Q. WHO PQ 심사 과정과 준비 기간은?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무엇이었나요?
A.이번에 WHO PQ 인증을 받은 제품은 2018년 10월 CE IVDD List A를 취득해 WHO PQ의 간소화된 사전자격 평가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통상 약 3년이 소요돼왔으나, 이번 인증 건은 COVID-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약 5년이 걸렸습니다. 심사 과정 중 큰 도전은 국내 최초로 HIV 키트의 WHO PQ 인증에 도전하면서, 관련 컨설팅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없어 막막함을 느꼈던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부서가 협력해 WHO PQ의 가이드라인과 국제 규격을 하나하나 꼼꼼히 확인하며 철저히 준비했습니다. WHO PQ 현장 심사는 전문가 팀에 의해 매우 꼼꼼하게 이루어졌으며, 식약처도 참관해 함께 지켜보았습니다. 바이오니아가 오랜 기간 쌓아온 품질 시스템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각 부서의 전문 인력들이 최선을 다해 대응했고, WHO에서도 저희의 적극적인 문제 해결 능력과 대응에 높은 점수를 주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Q. WHO PQ 인증 획득의 구체적인 혜택과 글로벌 시장에서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A. WHO PQ 인증으로 저희는 WHO 및 국제기구가 주관하는 조달에 참여할 자격을 얻어 WHO, UN 기구, 질병퇴치 세계기금, 다양한 국제 NGO가 중저소득 국가에 에이즈 관련 의료기기를 공급하는 국제 조달 입찰에 저희도 참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동안 이 입찰은 WHO PQ 리스트에 포함된 미국과 유럽 업체들이 독점하고 있었으나, 이번 인증을 통해 저희는 아시아 최초로 해당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습니다. 또, 중저소득 국가뿐만 아니라 HIV 유병률이 높은 다른 국가들에서도 저희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아시아 최초로 고난이도 분자진단 기술이 요구되는 HIV 정량 분자진단키트로 WHO PQ 인증을 획득하게 되면서, 그동안 자체 개발한 분자진단 장비의 성능과 품질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던 잠재 고객들도 이번 인증을 통해 제품의 우수성을 확인하게 됐으며, 이에 따라 바이오니아의 분자진단 제품 전반에 대한 글로벌 신뢰도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비록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됐지만, 국산 기술로 개발한 자체 특허 기반의 분자진단 장비와 시약만으로 아시아 최초로 WHO PQ 인증을 획득한 것은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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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바이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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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향후 매출 목표와 글로벌 시장 확장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2022년 WHO의 HIV 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HIV 감염 인구는 약 3900만 명에 달하며, 그 중 3분의 2가 아프리카에 집중돼 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의 신규 HIV 감염자는 전 세계 신규 감염자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환자가 밀집된 남아프리카 6개국, 아시아의 태국, 중남미의 브라질 등 HIV 환자가 많은 총 10개국을 우선적인 공급 대상으로 선정했습니다. 당사는 기존에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민간 진단센터에만 장비를 공급해왔지만, 이번 WHO PQ 인증을 획득하면서 공공기관 입찰에도 참여할 수 있게 돼, 시장 확장에 중요한 기회가 마련됐습니다. 또한, 카자흐스탄의 16개 에이즈 센터에도 이미 저희 분자진단 장비가 설치돼 있으며, 이번 WHO PQ 인증을 통해 글로벌펀드 등의 지원을 받아 사용량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3년 내에 WHO PQ 인증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30% 이상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글로벌 펀드 및 공공기관 입찰 기회를 적극 활용할 것이며, 신규 투자한 글로벌 센터의 자동화 생산라인을 통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대량 생산 및 공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HIV는 아직 C형 간염처럼 완치할 수 있는 약이 개발되지 않았지만, HIV 정량키트를 통해 바이러스 억제 약물의 효과를 모니터링하면서 치료를 받으면 환자는 정상적인 수명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HIV 정량키트는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에이즈 환자의 치료에 필수적인 의료품입니다. 그러나 아프리카에서는 비용 문제로 인해 많은 환자가 정량키트를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저희는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해, 모든 환자가 적절히 관리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Q. 해당 키트는 바이오니아 장비에서만 사용 가능한가요? 타사 장비와의 호환성은 어떤가요?
A. 해당 키트는 당사의 특허기술이 적용된 분자진단 장비인 ExiStation 시스템의 핵산추출장비 ExiPrep 16Dx 및 ExiPrep 48Dx와 실시간 PCR 장비 ExiCycler 96 장비와 호환되며, 검사실 및 의료기관의 검사 규모에 맞춰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추출부터 증폭, 검사 결과까지 약 2시간 30분 만에 환자 결과를 의료진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저희 시스템은 지난 20년간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고감도 검출 및 위양성 방지와 같은 HIV 정량 진단에 필수적인 기술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기반으로 인해, 저희 장비가 아닌 범용 장비를 사용할 경우 WHO 기준에 맞는 성능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저희는 2002년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실시간 PCR 장비를 개발하고 출시했으며, 이어 독창적인 자동핵산추출장비도 개발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해왔습니다. 이와 같은 기술적 혁신 덕분에 아시아 최초로 WHO PQ 인증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진단장비 개발에는 평균 1000억 원의 비용과 8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분야에 과감하게 도전해 많은 개발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 가격과 성능 면에서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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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바이오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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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 키트의 경쟁력은 무엇이며, 경쟁 제품들과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바이오니아 키트의 핵심 경쟁력은 HIV 정량 PCR 검사를 쉽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으로 분자진단은 마이크로리터(백만 분의 1리터) 단위의 혼합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쉬워 숙련된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또한, 매우 민감한 진단이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에어로졸 오염으로 인해 위양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당사는 이와 관련된 여러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상온에서도 안정적인 PCR 혼합물 기술을 개발해 국내 및 미국에서 특허를 획득했습니다. 저희 키트는 상온에서 안정적으로 운송할 수 있어, 중저소득 국가들의 열악한 교통 인프라로 인해 장시간 운송이 필요한 경우에도 별도의 냉장 또는 냉동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운송비 절감 효과가 크며, 전 세계 모든 국가에 공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바이오니아가 발명한 세계 유일의 Acculoader(정밀 시료 투입 장비)를 사용함으로써, 시료를 진단 장비에 투입하는 단계에서 검사자 오류와 교차 오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Q. 이번 키트에서, 눈에 띄는 기술적 혁신은 무엇인가요?
A. HIV-1 정량 키트는 시장 규모가 큰 분자진단 제품이지만, 매우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소수의 기업만이 WHO PQ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극소량의 바이러스를 정확하게 측정해야 하기 때문에, 키트의 성능이 매우 우수해야 합니다. 바이오니아는 극소량의 RNA를 검출할 수 있는 원천 특허 기술인 Dual Hot-Start™ 기술을 적용해, 이 키트가 극소량의 HIV 바이러스도 검출할 수 있게 했습니다. 또한, 진단 시약의 상온 안정성을 높이는 특허 기술을 적용해, 까다로운 운송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보장합니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 덕분에 저희 제품은 뛰어난 검출 한계를 갖추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급 적합성도 확보하게 됐습니다.

Q. 그 외 추가로 강조하고 싶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HIV 양성 증가율이 매년 5.5%씩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번 WHO PQ 인증을 통해 HIV 퇴치에 적극 기여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 이번 인증은 바이오니아의 AccuPower HIV-1 Quantitative RT-PCR Kit가 ART(항레트로바이러스 요법)를 받는 HIV-1 감염자의 바이러스 역가 모니터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제품으로 WHO의 인정을 받았다는 중요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이룬 성과는 국가적으로도 큰 자부심을 안겨주며, 오랜 기간 동안 헌신적으로 포기하지 않고 도전해 온 임직원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앞으로도 당사는 HIV뿐만 아니라 결핵과 같은 다양한 질병 퇴치에 더 효과적인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것이며, 국내외 정부 기관 및 글로벌 단체들과 협력을 강화해 이러한 제품들을 글로벌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전 세계 질병 퇴치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예정입니다.

이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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