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아레’展 BB&M서
작가가 ‘무정형의 만다라’라고 부르는 새 연작은 테라코타 가루, 우레탄, 아크릴 물감을 재료로 추상적 이미지를 담고 있다. 원형을 반복적으로 그려 우주의 원리를 담은 만다라와 비슷하지만, 임민욱의 작품에서는 원이 자유롭게 떠다니듯이 불규칙하게 놓여 있다.
전시 제목은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를 담은 상징)의 변형. ‘모아레’(무아레)는 직선 패턴이 여러 겹으로 겹칠 때 나타나는 물결무늬를 뜻한다. 여기서 작가가 인류의 다양한 문화에 등장하는 ‘만다라’의 원리를 겹쳐 자신만의 상징을 만들어내려 한 것임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카메라 스트랩, 오징어 뼈, 해초가 우레탄에 잠긴 작품 ‘Almost Too Calm 2’(2024년). BB&M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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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연작 ‘Almost Too Calm’에서는 카메라를 목에 걸기 위해 쓰는 스트랩이나 블라인드 손잡이 등 일상에서 쓰이는 사물과 오징어 뼈, 해초를 놓고 우레탄으로 채운 모습을 볼 수 있다. 21세기에 우주의 원리를 담는 상징을 만든다면 어떤 모습일지 상상한 결과물로 보인다.
임민욱은 지난해 비무장지대(DMZ)에서 열린 현대미술 전시 ‘체크포인트’에서 병사들이 덮고 자던 군용 모포에 그림을 그린 작품 ‘커레히―홀로 서서’를 선보인 바 있다. 이때부터 평면 작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작가는 특정 역사 사건을 넘어 보편적인 상징에 대한 탐구를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고 있다. 10월 5일까지.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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