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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죄지은 자식 자수시킨 부모와 ‘일탈’이라던 부모… 서로 다른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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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지난 8월 3일 영국 브리스톨 시위 현장에서 한 남성이 경찰차를 향해 맥주통을 던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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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역서 벌어진 폭동 사태에 가담한 14세 청소년이 검찰에서 처벌을 면하게 됐다. 다름 아닌 법보다 매서웠던 ‘부모의 회초리’가 그 사유였다.

23일(현지시각)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영국 곳곳에서 발생한 극우 세력 폭력 사태에 참여했던 A(14)군이 최근 검찰에서 훈방됐다. 이 선택의 배경에는 아들을 강하게 질책하고 반성시킨 부모의 태도가 있었다.

A군의 부모는 아들이 폭동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소셜미디어로 알게 된 후 크게 분노했다. 이어 곧장 아들을 경찰서까지 끌고 가 자수하도록 했다.

검찰 측은 “아이에 대한 부모의 화가 형사 사법 체계에서 집행할 수 있는 어떤 것보다도 (교화에)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우린 다른 법적 추가 조치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반면 A군 가족의 모습과 정반대되는 사례도 있었다. 자녀의 범행을 단순 일탈 정도로 치부했다가 부모까지 법의 심판을 받게 된 B(12)군 가족 이야기다. B군은 지난 8월 초 마찬가지로 폭력 시위에 가담해 버스와 상점을 공격하고 경찰차에 물건을 던졌다.

모든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B군은 12개월의 소년법상 보호 처분을 받았다. 18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내려지는 이 처분이 확정되면 재발 방지를 위한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벌을 받은 건 B군뿐만이 아니었다. 아들의 범행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어머니는 선고 기일 하루 전 스페인으로 휴가를 떠났다. 이에 법원은 B군 어머니를 법정으로 소환해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B군 어머니에게 아들의 행위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1200파운드(약 214만원)를 배상하고 6개월간의 부모 교육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판사는 어머니의 휴가 비용이 1000파운드(약 178만원)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배상금이 휴가 비용과 거의 같다”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문제가 된 폭력 시위는 지난 7월 말 사우스포트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참사 용의자가 무슬림 이민자라는 허위 정보가 퍼지면서 일어났다. 이 사태와 관련해 성인 530여 명과 청소년 70여 명이 기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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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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