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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3 (월)

美, 이번엔 '레바논 침공' 우려…네타냐후는 마이웨이 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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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확전 차단에 총력" 강조 뒤 이스라엘군 '지상전 불사' 방침

네타냐후, 바이든 '레임덕'에 고삐 풀렸나…"미 당국자, 영향력 한계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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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우)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UPI=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설득에 성공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 대선 후보 사퇴 이후 급속한 레임덕(권력 누수)에 직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설득하기에 역부족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 17일∼18일(현지시간) 연이어 터진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워키토키) 폭발 사건 이후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교전이 격렬해지자 확전을 차단하기 위해 전방위 설득전을 펴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중동의 긴장 고조 상황이 우려된다며 "더 크게 전쟁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미 ABC 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군사적 충돌이나 전쟁 확대가 이스라엘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 측에도 직접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스라엘은 공격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레바논에서 지상전도 불사하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IDF) 수석 대변인은 23일 언론 브리핑에서 이스라엘 지상군이 국경을 넘어 레바논을 급습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스라엘 북부의 안보를 회복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헤즈볼라와 관련된 목표물들에 대한 '광범위한 정밀 폭격'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네타냐후 총리도 전날 지난 며칠간 진행된 자군의 공격에도 "헤즈볼라가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장담하건대 알게 될 것"이라며 군사적 압박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 공습으로 연기 피어오르는 레바논 남부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이스라엘이 미국의 의사에 반해 군사 작전을 강행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의 계속된 만류에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에서 지상전을 진행한 것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 급증을 우려하며 자제를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타도를 내세우며 라파로 밀고 들어갔다.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중단' 카드까지 꺼냈지만, 이스라엘의 경로를 바꾸지 못했다.

이같이 바이든 대통령의 설득에도 이스라엘이 고집을 꺾지 않는 이유는 대선을 앞둔 미 정치국면과도 연관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로 그의 재선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독단적 결정'에 대한 부담감을 더 덜어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실제 이스라엘은 7월 말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암살 작전 당시 미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삐삐·워키토키 동시다발 폭발 사건과 관련해서도 사전에 작전 내용을 미국에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아프리카 조정관은 20일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과 관련해 "우리는 전술과 확전에 따른 위험 계산 방법에 있어서 이스라엘과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며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21일 미국 당국자들이 이스라엘의 군사적 결정에 대한 자신들의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자군의 군사작전과 관련해 미국과 소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에게 "헤즈볼라의 위협에 관한 상황 평가를 공유하고 이스라엘 민간인을 겨냥한 헤즈볼라의 공격 능력을 약화하기 위한 이스라엘군의 작전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더 광범위한 역내 상황, 이란과 그 대리세력이 가하는 위협에 대해서도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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