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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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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인텔, 퀄컴발 M&A설 이어 아폴로서 6조 투자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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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지난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행사에서 패트릭 겔싱어 인텔 CEO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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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칩 시장 강자인 퀄컴이 인텔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투자사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이하 아폴로)가 인텔에 수조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인텔이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해 내놓은 자구안에 아폴로가 신뢰를 보여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각) 아폴로가 최근 며칠 사이 인텔에 최대 50억달러(약 6조6800억원) 규모의 주식형 투자(equity-like investment) 의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는 주식과 비슷한 성격을 지닌 투자 방식으로, 주식처럼 투자자가 기업의 손익에는 연관돼 있으나 직접적인 소유권은 가지지 않는 투자를 뜻한다.

인텔 경영진은 아폴로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향후 투자 규모는 변경될 수 있으며 논의가 결렬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텔은 지난 6월 아폴로에 아일랜드 공장을 소유하는 합작투자사 지분 49%를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인텔은 공장 설비 확장에 필요한 외부 자금을 유치했다.

아폴로의 투자 제안은 퀄컴이 인텔 인수합병(M&A)을 검토하는 와중에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은 20일 퀄컴이 최근 인텔과 인수 논의 초기 단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퀄컴은 인텔 전체를 인수하려는 의향을 밝혔으나, 그중 일부 사업부를 매수·매각하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인텔과 퀄컴은 앞으로 자문단과 다양한 옵션을 평가할 전망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인텔의 주가는 지난 1년간 37% 급락해 시가총액이 약 930억달러(약 124조2500억원)로 낮아졌고, 같은 기간 퀄컴 주가는 50% 이상 올라 시총은 약 1880억달러(약 251조1800억원)에 달한다. 퀄컴의 최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퀄컴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은 약 130억달러(약 17조3600억원)다.

인텔은 인공지능(AI) 경쟁에 뒤처지면서 56년 역사상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 경쟁사들이 AI 붐을 타고 호실적을 내고 있는 반면, 인텔은 AI 가동에 필요한 하드웨어를 공급하는 데 한계를 보이며 3년 연속 매출이 하락하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약 520억달러(약 69조4800억원)로, 2021년 매출의 70%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분기 적자 16억달러(약 2조1300억원)를 낸 인텔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인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사를 비롯해 전체 인력의 15% 감원, 유럽 신규 공장 설립 보류 등의 자구책을 내놨다. 이런 가운데 퀄컴에서는 크리스티아누 아몬 CEO가 직접 인텔 인수 협상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옵션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인텔의 전체 M&A가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퀄컴이 인텔 사업부를 모두 가져올 경우 실익이 크지 않은데다 당장 미국의 반독점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다. 대만 IT 전문 연구원 궈밍치는 “퀄컴은 현재 인텔과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이 인수가 이뤄지면 퀄컴엔 재앙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텔 인수는 퀄컴의 AI PC 칩 사업에만 이익이 되는데, 퀄컴은 인텔 인수 없이도 AI PC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다”며 “또 퀄컴은 AI 서버 칩 역량을 신속히 강화할 필요가 있으나, 인텔은 AI 서버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어 퀄컴에 매력적이지 않다”고 했다. 만약 인텔을 인수하면 현재 20% 이상인 퀄컴의 순이익률이 한자릿수까지 떨어지거나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궈밍치 연구원은 “퀄컴의 최근 분기별 자본 지출이 약 3억9000만달러(약 52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퀄컴은 인텔 인수보다는 차라리 AI PC와 AI 서버에 투자하는 게 더 효율적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퀄컴은 반독점 규제를 두고 이미 미 규제 당국과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미 기업간 결합인 만큼 미 당국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앞서 2018년 미 브로드컴이 퀄컴을 1420억달러(약 189조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미 당국은 국가 안보 위험을 이유로 거래를 중단시켰다. 퀄컴의 인텔 인수 검토 소식이 전해진 이후 인텔 주가는 3.31% 넘게 상승했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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