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최근 국내 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면서 국부 유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MBK측은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고려아연 측은 중국계 자본이 국가 기간산업을 흔든다고 반발합니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건지, 최수용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최 기자, 논란의 중심에 선 고려아연,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각종 도금에 쓰이는 아연과 금은동 등을 만드는 고려아연인데요.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업체입니다.
[앵커]
그 분야 세계 1위 기업인데, 사모펀드가 뛰어드는, 경영권 분쟁이 왜 생긴 거죠?
[기자]
영풍그룹의 공동설립자인 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74년 고려아연을 설립한 이후,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이, 영풍그룹은 장씨 가문이 경영을 맡아왔습니다. 지분도 양쪽 일가가 비슷한 수준을 보유 중입니다. 그런데 2년전 3세인 최윤범씨가 고려아연 회장에 취임하면서 관계가 틀어졌고 영풍 장씨 일가는 동업 관계를 청산하고,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겁니다.
[앵커]
영풍 측이 손 잡은 사모펀드 MBK 때문에 국부유출 논란이 불거지는거죠? 많이 들어본 사모펀드긴 합니다.
[기자]
한국계 미국인 김병주 회장이 2005년 설립한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 운용 자산만 40조 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김 회장은 한미은행 인수·매각을 주도하며 이름을 알렸고, MBK 설립 이후에는 ING생명, 롯데카드, BHC, 홈플러스, 한미캐피탈 두산공작기계 등 수많은 기업 M&A에 나섰습니다. 재산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보다 많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MBK가 중국계 사모펀드라는 말이 나오던데요, 사실입니까?
[기자]
고려아연 본사가 있는 울산 지역 정치인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데요. 들어보시죠.
김두겸 / 울산시장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서범수 / 국민의힘 의원
"이미 한차례 국부 유출 논란을 겪었던 MBK파트너스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 매각을 특히 경계합니다."
그래서 이 정치인들의 주장이 맞는겁니까?
[기자]
MBK는 10조원 규모를 목표로 펀드를 조성해 고려아연 인수에 나섰는데요. 여기에 중국 연기금인 중국 투자공사가 5천억원 정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자본이 5% 가량 들어간 건데 이 정도로 중국계 펀드로 보는 건 지나치다는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앵커]
그래도 MBK가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기자]
MBK도 고려아연이 한국의 기간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절대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지 않고 국내 대기업에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약속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지금 이 경영권 분쟁을 하는 명분 싸움도 치열한데요, MBK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투자를 무리하게 해서 회사가 부실해졌단 이유를 들던데, 객관적으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최 회장의 각종 신사업투자로 부채가 늘고 있는 건 맞지만, 올 상반기 기준 보유 현금이 2조원이 넘고, 영업이익도 연간 8천억원을 내고 있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고려아연이 부실화되고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앵커]
각 주장들을 짚어봤는데요, 이제 이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고려아연 측이 19일 배임 혐의로 장형진 영풍 고문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을 고소했는데요.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을 저가에 MBK파트너스에 넘겨 영풍 법인과 주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입니다. 검찰은 다음날 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도 취임 일성으로 기업 수사를 강조했던데, 수사상황을 지켜봐야겠네요.
최수용 기자(embrace@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최근 국내 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인수를 시도하면서 국부 유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MBK측은 경영권 강화 차원이라고 주장하고, 고려아연 측은 중국계 자본이 국가 기간산업을 흔든다고 반발합니다. 누구의 주장이 맞는건지, 최수용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최 기자, 논란의 중심에 선 고려아연, 어떤 기업입니까?
[기자]
각종 도금에 쓰이는 아연과 금은동 등을 만드는 고려아연인데요.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업체입니다.
[앵커]
그 분야 세계 1위 기업인데, 사모펀드가 뛰어드는, 경영권 분쟁이 왜 생긴 거죠?
[기자]
영풍그룹의 공동설립자인 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1974년 고려아연을 설립한 이후, 고려아연은 최씨 가문이, 영풍그룹은 장씨 가문이 경영을 맡아왔습니다. 지분도 양쪽 일가가 비슷한 수준을 보유 중입니다. 그런데 2년전 3세인 최윤범씨가 고려아연 회장에 취임하면서 관계가 틀어졌고 영풍 장씨 일가는 동업 관계를 청산하고, MBK파트너스와 함께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겁니다.
[앵커]
영풍 측이 손 잡은 사모펀드 MBK 때문에 국부유출 논란이 불거지는거죠? 많이 들어본 사모펀드긴 합니다.
[기자]
한국계 미국인 김병주 회장이 2005년 설립한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로, 운용 자산만 40조 원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김 회장은 한미은행 인수·매각을 주도하며 이름을 알렸고, MBK 설립 이후에는 ING생명, 롯데카드, BHC, 홈플러스, 한미캐피탈 두산공작기계 등 수많은 기업 M&A에 나섰습니다. 재산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보다 많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MBK가 중국계 사모펀드라는 말이 나오던데요, 사실입니까?
[기자]
고려아연 본사가 있는 울산 지역 정치인들이 그런 주장을 하는데요. 들어보시죠.
김두겸 / 울산시장
"고려아연이 중국계 기업에 팔리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서범수 / 국민의힘 의원
"이미 한차례 국부 유출 논란을 겪었던 MBK파트너스에 대해 중국을 비롯한 해외 매각을 특히 경계합니다."
[앵커]
그래서 이 정치인들의 주장이 맞는겁니까?
[기자]
MBK는 10조원 규모를 목표로 펀드를 조성해 고려아연 인수에 나섰는데요. 여기에 중국 연기금인 중국 투자공사가 5천억원 정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자본이 5% 가량 들어간 건데 이 정도로 중국계 펀드로 보는 건 지나치다는게 업계의 중론입니다.
[앵커]
그래도 MBK가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기자]
MBK도 고려아연이 한국의 기간산업을 책임지고 있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기자회견까지 자청해 "절대 고려아연을 중국에 팔지 않고 국내 대기업에 매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 약속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앵커]
지금 이 경영권 분쟁을 하는 명분 싸움도 치열한데요, MBK와 영풍 측은 고려아연이 투자를 무리하게 해서 회사가 부실해졌단 이유를 들던데, 객관적으로는 어떻습니까?
[기자]
최 회장의 각종 신사업투자로 부채가 늘고 있는 건 맞지만, 올 상반기 기준 보유 현금이 2조원이 넘고, 영업이익도 연간 8천억원을 내고 있습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고려아연이 부실화되고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합니다.
[앵커]
각 주장들을 짚어봤는데요, 이제 이 싸움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기자]
고려아연 측이 19일 배임 혐의로 장형진 영풍 고문과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을 고소했는데요.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을 저가에 MBK파트너스에 넘겨 영풍 법인과 주주들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입니다. 검찰은 다음날 바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앵커]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도 취임 일성으로 기업 수사를 강조했던데, 수사상황을 지켜봐야겠네요.
최수용 기자(embrace@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