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서울 거래량 상승세 꺾었냐?.. 다시 매매 뛰어넘은 월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세 달 만에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매매 거래량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부터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를 확 올려 매매 수요가 한풀 꺾인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2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5660건으로 집계됐다. 매매 거래량(5574건)보다 소폭 많았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월세 거래량을 앞지른 지 세 달 만에 다시 월세 거래량이 많아진 것이다. 지난 6월과 7월의 매매 거래량은 각각 7563건, 8838건으로 모두 월세 거래량을 넘어섰다.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가 주담대 금리가 3% 초반까지 떨어지며 매매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영향이다. 통상 아파트 거래량은 매매보다 월세가 많다. 지난 6월 이전에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월세 거래량보다 많았던 때는 집값 폭등기였던 2020년 12월로 약 4년 전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자 결국 금융당국은 은행을 압박했다. 은행들이 8월 들어 가장 먼저 취한 조치는 주담대 금리 인상이었다. 전달과 비교해 한 달 만에 주담대 금리를 1%포인트(p) 가량 높였다. 대출액 5억원, 만기 40년 기준으로 한 달 새 차주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360만원이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진 서울 아파트 거래량 상승세도 8월부터 꺾일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담대 금리가 확 올라 매매 계약을 미루는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8월 아파트 매매 신고 기간이 일주일 정도 남았지만, 이 기간 내 지난 7월 매매 거래량 8838건을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부터는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와 함께 은행들이 추가 대출 억제책을 내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더 줄어들 것이란 목소리가 나온다. 주택 매수인이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들며 갭투자가 어려워져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파트 매도인과 매수인간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어 집주인이 아예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0.5%p나 내리는 '빅컷'을 단행했지만 한국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당장 바꾸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미 한국의 시장금리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어 당장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시장금리가 확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며 "거래량이 다시 상승하려는 기미를 보이면 금융당국이 더 강한 대출규제를 꺼낼 것이기에 당분간 시장은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