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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투데이 窓]AI와 함께하는 창의적 여유, 예술과 인간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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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O칼럼]

머니투데이

손보미 스타씨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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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산업혁명은 인간을 근육노동으로부터 자유롭게 했다. 2차 산업혁명은 다양한 가전들을 통해 우리를 가사 노동에서 자유롭게 했다. 인터넷, IT 및 AI(인공지능)의 혁명은 지식 정보의 자유를 가져와 많은 사람이 일상의 노동에서 자유롭게 해방돼 지성의 창의성이 폭발하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최근 2030세대 창작인들에게는 AI를 활용해 작품성을 인정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게 다예요'로 제60회 동아연극상에서 희곡상을 받은 극작가 강동훈은 연출가와 나눌 법한 대화를 AI와 나누며 작품을 썼다고 밝혔다. 일본의 소설가 구단 리에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도쿄도 동정탑'으로 올해 초 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AI 활용이 작품 심사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로 작품의 수준이 높았다"고 했지만 문학에서 생성형 AI의 활용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 6월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소나르 페스티벌에서 'AI와 창조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한 각종 공연과 전시, 포럼이 펼쳐졌다. 일례로 작가 팀 모한은 생성형 AI로 쓴 소설 '2 Tired 2 Prompt'(투 타이어드 투 프롬프트)를 낭독하기도 했다. 이 작품은 AI가 향후 10년간 예술계에 미칠 영향을 디스토피아로 그려냈다.

그간 시, 소설, 보고서 등의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알고리즘 코딩, 작곡 등 창작의 세계는 인간에게만 허락된 영역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진화한 AI가 스스로 창작의 영역에 기여하는 시대가 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AI는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해 인간이 창의적 활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집안일을 자동으로 관리하고 일상적인 일정을 조율해 주거나 보도자료 및 마케팅 카피 등을 손쉽게 만들어준다. 그 외에도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지능형 소프트웨어는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해준다. 이러한 기술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여유를 제공한다.

새롭게 생긴 여유는 하고 싶은 일을 더 자유롭게, 놀이처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여유시간에 단순히 쉬는 것을 넘어 놀이와 창작을 통해 기쁨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의 정신 건강을 증진시키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으며 인간관계를 더욱 풍부하게 한다. 궁극에는 우리가 스스로를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돕는다. AI 시대가 기대되는 이유다.

하지만 예술의 영역에서 중요한 가치는 창작자의 인간적인 고뇌와 열정에서 나온다. 이러한 본질을 잊지 않아야 AI 시대에도 우리는 더욱 의미 있는 예술을 창조하고 감상할 수 있다.

필자는 최근 영화 GV(Guest Visit ,관객과의 대화)를 종종 찾곤 했다. 영화를 본 후 그 작품에 대한 논의를 제작자, 배우, 평론가, 기자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색다른 즐거움과 영감을 준다. 작품을 만들었던 의도나 기획과 제작 현장의 뒷이야기들, 다양한 관점에서 이 작품을 논의하고 듣는 시간은 작품을 1차원이 아닌 다양한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어서 더 높은 차원의 감동을 선사한다.

AI를 활용하는 예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화제도 됐지만 창작 활동의 본질과 진짜 중요한 가치를 다시 한번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사고 활동이 AI 시대에도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드는 요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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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스타씨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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