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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4 (목)

불신과 반목으로 갈라진 미국의 모병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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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세계화의 결과인지 무엇때문인지 전세계적으로 '국가'가 약화되고 있습니다. 탈국가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막강했던 일본의 중앙부처 공직도 이젠 우수한 인재를 못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20년전만 해도 명문 도쿄대 졸업생들은 정부에서 일하는 것을 최고로 쳤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고등고시에 해당하는 국가공무원시험 합격자 중 도쿄대 출신이 30%를 넘었는데, 현재는 10%도 못 미친다고 합니다. 요즘 도쿄대생들이 선망하는 직장은 고액연봉을 자랑하는 외국계기업이나 펀드매니징 계통이라고 합니다. 미국의 경우 9/11 이후 애국열이 치솟던 짧은 기간을 제외하면 미군에 입대하려는 젊은이들의 숫자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서 모병에 큰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워싱턴포스트 2024년 8월 30일자 기사에 따르면, 정치적 양극화 등 여러 이유로 국가와 공직에 대한 선망이 약해지면서 모병 자체가 어려워져 병력 유지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합니다. 군 복무는 몇 년간 자유가 제한되는 정도의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닙니다. 유사시엔 국가를 위해, 동료 국민들을 대신해서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입니다. 왠만한 동기부여로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일입니다. 특히 늘 전쟁터에 나갈 가능성이 있고, 게다가 병역이 의무가 아니라 선택인 모병제 국가인 미국에서는 강한 동기부여가 필요합니다. 미국의 일극체제가 끝나가는 조짐이 있는 상황에서 미국내 '모병'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로써 미국의 군대는 안과 밖으로 난제를 안게 된 것입니다. 워싱턴포스트가 전하는 미국 모병의 실태를 간접경험 해보시기 바랍니다. 기사 전문은 PADO 웹사이트(pado.kr)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비스턴 상사가 오션카운티 축제에서 방문객에게 군용 차량을 소개한 후 다음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Michael S. Williamson/The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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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인 비스턴 상사는 미국 군대가 모병제를 실시한 50년 역사상 최악의 모병 부진으로 손꼽히는 시기의 스트레스와 좌절, 실망을 견뎌냈다.

이제 그는 이를 끝내기 위해 자신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었다. 6월 초였고 그의 뉴저지 중부 모병소는 육군에 입대할 의사가 있는 지원자 7명을 찾아야 했다. 그 해 가장 높은 월간 할당량이었다. 비스턴은 모집소의 레이더에 잡힌 잠재적 지원자 30명 가량의 이름이 적힌 색깔별 목록을 훑어보았다.

"이걸론 턱없이 부족합니다." 31세의 상사는 월초에 모병관들에게 말했다.

팀이 성과를 내지 못하면 육군에서 자신의 경력이 위태로워질 것임을 그는 알고 있었다. "언제나 100% 노력하는 건 가능해요." 그가 말했다. "하지만 적합한 사람을 찾지 못하면 운이 다한 거죠."

비스턴과 그의 팀원 6명이 느끼는 끊임없는 압박감은 미군과 미국이 직면한 위기를 반영했다. 각 군은--해병대 제외--2023년 모집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2년 연속 모병 목표에 미달한 육군은 2024년에 신병 5만5000명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이는 작년의 미달 목표치보다 1만 명 가량 적은 수치였다. 새로운 모병 목표는 국가가 직면한 위협이나 의회가 기꺼이 지출할 수 있는 금액, 또는 펜타곤이 배치할 수 있는 탱크와 헬리콥터의 수에 따라 결정된 것이 아니었다.

그보다는 육군 고위 관리들 생각에 군이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원수를 반영한 것이었다. 비스턴과 그의 팀은 2023년 10월의 새 회계연도 개시 후 거의 40명을 육군에 입대시켰다. 좋은 출발이었다. 하지만 그는 오늘날의 미국에서 자격을 갖추고 기꺼이 군에 지원할 후보자를 찾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었다.

전국적으로 모병관들은 줄어드는 자격을 갖춘 젊은이들 사이에서 군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7~24세의 모든 미국인 중 약 23%만이 육군의 신체적, 도덕적, 교육적 기준을 충족한다.

비스턴과 그의 모집 요원들은 또한 미국인들의 자국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는 시기에 잠재적 지원자를 찾고 있었다. 그와 그의 팀은 단순히 일자리를 홍보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젊은이들에게 그들을 전쟁에 보낼 수 있는 국가 지도자들과, 그들과 함께 싸울 동료 시민들을 믿어달라고 요청하고 있었다. 그들은 미국을 팔고 있었다

그들이 사무실을 나설 때마다 사람들은 그들의 군 복무에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점점 더 양극화되고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는 나라에서 헌법에 맹세하고 복무하기를 원하는 젊은이들을 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었다.

(계속)


PADO 웹사이트(https://www.pado.kr)에서 해당 기사의 전문을 읽을 수 있습니다. 국제시사·문예 매거진 PADO는 통찰과 깊이가 담긴 롱리드(long read) 스토리와 문예 작품으로 우리 사회의 창조적 기풍을 자극하고, 급변하는 세상의 조망을 돕는 작은 선물이 되고자 합니다.



김동규 PADO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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