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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시위와 파업

교황, 은퇴자 시위 최루가스 진압한 아르헨 정부 작심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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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자]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아르헨티나 출신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고국에서 발생한 연금 은퇴자 시위에서 최루가스를 사용해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하비에르 밀레이 정부를 작심 비난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 일간 클라린, 라나시온, 파히나12 등 다수의 언론이 보도했다.

교황의 아르헨티나 정부 비난은 "비인간화에 반대하는 깃발을 꽂는다"라는 모토 아래 바티칸에 모인 전 세계 사회단체 지도자 앞에서 제기됐다.

비록 교황은 아르헨티나 정부라고 구체적으로 지칭하진 않았지만, "시위대를 진압하기 위해 가장 비싼 최고급 품질의 최루가스를 사용한 동영상을 보았다"면서 정부가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대신 비싼 최루가스를 지불했다"며 시위자들의 요구에 맞서 탄압 정책을 펼친 것을 비난했다.

교황이 언급한 정부 진압은 아르헨티나의 경우로, 시위 진압에 사용된 작은 후추 스프레이 하나가 25만 페소(34만원)로 아르헨티나 최저연금인 23만 페소(32만원)보다 비싸다고 알려졌다.

교황은 회의에 참여한 사회지도자들 앞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포기하지 말고 공동체를 조직하고 인내하며, 동시에 사회 불의의 구조에 맞서 싸운다면 조만간 상황이 좋게 바뀔 수도 있다"고 강조하면서 사회 취약층 보호에 관심을 기울이라고 촉구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교황이 처음으로 밀레이 정부를 신랄하게 비난했으며,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변인을 통해 "교황의 의견은 존중하지만, 동감하지 않는다"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교황을 '악마',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공산당', '배설물' 등 입에 담을 수조차 없는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으나, 대선을 거머쥔 후로는 교황을 직접 알현해 사과하면서 원만한 관계를 이어왔다.

교황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반응은 팽팽하게 나뉘고 있다.

일부는 "교황의 말씀이 맞다. 사회 취약층을 돌보고 사랑하는 게 예수의 뜻이 아닌가?"라며 두둔했고, 다른 일부는 "교황이 야당인가. 왜 국내 정치에 개입하나"라면서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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