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자력 발전소가 오는 2028년 재가동된다. 1979년 방사능 유출 사고로 한 기가 폐쇄된 뒤에도 가동을 지속했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2019년 가동이 멈춘 1기 원자로가 앞으로 20년 동안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들에 전력을 공급한다.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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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방사능 유출 사고로 미국의 원자력 발전 붐에 찬물을 끼얹었던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이 재가동에 들어간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앞으로 20년 동안 원전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공급받기로 계약한 데 따른 것이다.
MS는 막대한 전력을 필요로 하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을 원전에서 공급받는다.
원전 폐연료라는 심각한 환경 위험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기후 위기 속에 탄소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한 원전이 AI 시대를 맞아 제2의 붐을 맞게 됐다.
20년간 전력 공급
스리마일섬 원전 소유업체인 컨스털레이션 에너지는 20일(현지시간) MS와 20년짜리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다.
컨스털레이션이 5년 전인 2019년 ‘경제성’을 이유로 가동을 중단한 스리마일섬 1기 원자로를 재가동해 여기에서 생산된 전력을 MS의 AI 데이터센터들에 공급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1979년 원자로 부분 용융 사고로 폐쇄됐던 스리마일섬 2기 원자로는 재가동하지 않는다.
원전, 제2의 붐
원전은 AI 시대를 맞아 다시 붐을 타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AI의 막대한 전력 소모 두 가지 조건을 모두 부합하는 것이 원전이기 때문이다.
AI 데이테센터와 서버에는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지만 그렇다고 탄소 배출을 심화시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화력발전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 빈자리를 메워야 할 태양광,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는 한계가 뚜렷하다.
태양광 발전은 흐린 날, 풍력 발전은 바람이 잦아든 날에는 거의 가동이 중단된다. 기상 변화에 민감히 반응하는 재생가능에너지에 전력을 의지하기는 불안하다.
그 대안은 원전이다.
원전은 지구 온난화 주범인 탄소 배출이 없으면서도 기상 변화에 관계없이 꾸준하게 전력을 생산한다.
심각한 환경 오염 주범인 폐연료 문제가 있지만 미국은 탄소 배출보다는 낫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연초 아마존도 원자력 발전 업체 탈렌 에너지와 전력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28년 가동 재개
스리마일섬 원전은 1979년 미 원전 붐에 찬물을 끼얹었다.
2기 원자로의 센서 결함으로 냉각수 공급이 차단되면서 원자로가 과열됐고 결국 노심이 부분적으로 녹아내리는 용융(멜트다운)이 발생했다.
스라마일섬 인근 주민들이 대피했고, 미 전역이 이후 5일 동안 공포에 떨었다.
방사능 유출 문제가 확인되면서 ‘안전한 에너지’ ‘무한한 에너지’로서 원전의 명성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스리마일섬 원전을 발판 삼아 원전을 오일쇼크 차단의 선봉으로 삼으려고 했던 지미 카터 행정부는 계획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2022년 말 오픈AI가 챗GPT-3를 공개하면서 문을 연 AI 시대가 다시 원전에 새 삶을 주고 있다.
양사 합의에 따라 컨스털레이션은 2019년 가동 중단된 1기 원자로를 2028년부터 재가동하기로 했다. 이후 최소 2054년까지 가동될 전망이다.
이름도 바뀐다.
스리마일섬 원전은 작고한 컨스털레이션 전 최고경영자(CEO) 크리스 크레인의 이름을 따 크레인 클린 에너지 센터로 이름을 바꾼다.
이날 원전주들은 폭등했다.
컨스털레이션은 22% 가까이 폭등했고, 탈렌 에너지는 6% 가까이 급등했다.
비스트라는 16% 가까이 폭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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