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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모두를 위한 '맞춤형 교육' 디지털로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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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출간한 이수인 에누마 대표

장애아동 키우며 에듀테크 창업

12년간 배움의 여정 책으로 담아

각자의 문해력 따라 맞춤형 설명

AI로 학습 난이도 기준 사라질 것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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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저는 공부를 잘 하는 사람들의 ‘버블(무리)’ 안에 있었어요. 장애가 있는 아이를 키우다 보니 내 아이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막상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니 우리 아이보다 못 하는 아이가 많은 거예요. 그제서야 많은 아이들이 학습에 실패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토도수학’ ‘토도영어’ 등 학습의 기초를 닦아주는 교육 앱으로 많은 아이들의 기초 학습 능력을 닦아준 글로벌 에듀테크 기업 ‘에누마’가 회사의 미션을 ‘장애가 있는 아이들도 혼자서 사용할 수 있는 최고의 학습 도구를 만든다'는 것에서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 ‘모든 아이들’로 확장하게 된 순간이었다.

2012년 에누마를 세운 이수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12년 간의 배움의 여정을 신간 ‘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어크로스 펴냄)’에 담아냈다. 교육에 대한 철학이 변화하는 지점이나 이 대표의 개인적인 깨달음이 담겨 창업기를 넘어선 ‘성장기’로도 읽힌다.

가난한 유학생의 배우자, 장애가 있는 아이의 엄마, 영어를 거의 하지 못하는 이주민 여성이었지만 실리콘밸리에서 아홉 명의 엔젤 투자자가 기꺼이 그의 비전에 동조했다. 그들이 공감한 이 대표의 문제의식은 학교 수업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수 많은 아이들이 학습에 실패한다는 것. 당시 장애 아동을 위한 맞춤형 교육 체계가 잘 돼 있던 캘리포니아 버클리 지역의 교육시스템에서 힌트를 얻었다. 장애 아동과 소수의 극상위권 아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모든 아이들에게 확장시키는 데 디지털 기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가 생각하는 좋은 디자이너란 가장 근원적인 부분에 질문을 던져 궁극적인 해결책을 찾는 사람이었다. 창업 이후 모든 것을 새롭게 배워야 했지만 그 점 만큼은 그의 핵심 역량이었다.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에 게임 회사인 엔씨소프트에서 디자이너로 일했던 이 대표는 장애 아동도,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아이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으로 ‘게임’을 떠올렸다. 자신을 비롯한 창업 멤버들을 ‘교육 외곽에 있었던 사람들’로 설명한 이 대표는 오히려 기존 교육계에 있는 사람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문제로 봤다. 모든 아이들이 선생님의 설명을 따라가지 못하고 앉아 있는 시간 만큼 배우지 못하는 등 ‘현재의 시스템은 왜 실패율이 높은가’하는 것이었다.

“앞으로 디지털 교과서는 같은 개념도 문해력에 따라서 완전히 다르게 보여주는 게 가능해집니다.”

그는 문해력 기반 교육 콘텐츠 앱인 ‘뉴슬라(Newsela)’의 사례를 언급하며 문해력, 이해력 수준에 따라서 같은 개념도 최소한의 수준으로 설명해 이해시킬 수 있다고 봤다. 흑인 아이들 같은 경우 수학을 교과서에 있는 수 개념 대신 농구나 야구의 원리를 활용해 설명하면 더 쉽게 이해한다는 것이다.

챗GPT가 촉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붐으로 교육계에도 큰 변화가 불어올 것으로 봤다. 기존에는 테크 회사가 지금의 솔루션을 기술로 옮겨주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교육에 대해 근원적인 질문을 새롭게 던지는 역할을 맡게 됐다는 것. “기존에는 인간의 지능을 수치로 구획했었지만 이제는 학습 난이도의 기준 자체가 사라질 거예요. AI 디지털 교과서는 학교를 아주 과격하게 바꿀 거예요.”

정혜진 기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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