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약보다 뇌종양 억제효과 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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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이 미국에서 얀센바이오테크의 표적항암제 '리브리반트'와 병용요법으로 허가를 받은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의 뇌(腦) 전이 치료효과를 입증하는 데 힘쓰고 있다.
지난 7일부터 나흘간 미국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에서 시리쉬 M. 가젤 헨리포드 암연구소 혈액·종양학 부서장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뇌 전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어 경쟁약인 '타그리소'보다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에서 뇌 전이 환자에게 두 약물을 함께 투여한 결과 뇌종양이 자라지 않고 생존한 환자 비율(PFS)은 38%를 기록했다. 타그리소만 처방받은 경우 이 비율은 18%에 그쳤다.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두개강 내에서 약효가 더 오랜 시간 지속되는 모습도 보였다.
가젤 부서장은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은 뇌종양을 타그리소보다 더 오랫동안 억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이번 임상연구에서 발견한 가장 중요한 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에는 뇌전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렉라자를 투약한 국내 임상연구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기존 항암제에 반응하지 않던 뇌전이 환자 40명에게 렉라자를 투여했고 이 중 55%의 뇌종양 크기가 일정 부분 이상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시리쉬 M. 가젤 미국 헨리포드 암연구소 혈액 종양학 부서장이 이달 미국에서 열린 세계폐암학회에서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세계폐암학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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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뇌 전이 폐암을 대상으로 한 렉라자의 임상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이유는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암이 뇌로 전이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렉라자가 타깃으로 하는 EGFR(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돌연변이 폐암 환자는 일반 폐암보다 뇌전이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중국 충칭대학 암병원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발생 후 3년 내로 뇌 전이가 일어날 비율은 최대 6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EGFR 돌연변이가 발현하지 않은 폐암환자의 뇌 전이 발생비율은 20% 수준으로 조사됐다.
뇌 전이 환자의 경우 다른 전이와 비교해 사망률이 높은 등 치료가 제한적인 문제가 있다. 지난 2020년 폐암환자 15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한 연구에서 뇌로 전이된 환자의 전체생존기간(OS)은 평균 22.1개월로 그렇지 않은 환자군(44.8개월)보다 절반가량 낮았다.
이 가운데 렉라자, 타그리소와 같은 3세대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는 뇌혈관장벽(BBB) 투과율이 높아 뇌전이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BBB는 혈액을 통해 뇌로 약물 등의 외부물질이 들어오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17년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타그리소는 실사용데이터(리얼월드데이터)를 비롯해 방대한 뇌 전이 치료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이 분야에서 렉라자를 앞서가고 있다.
개발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최근까지도 뇌 전이 치료 데이터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미국에서 열린 암학회(ASCO)에서 뇌척수액을 포함해 뇌를 둘러싼 얇은 막(연수막)까지 암이 전이된 환자를 대상으로 타그리소가 우수한 치료효과를 나타낸 임상연구를 발표했다.
후발주자인 렉라자는 타그리소에 맞서기 위해 차별화된 치료효과를 찾는 데 공들이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레사' 등 주로 1, 2세대 TKI 약물과 약효를 비교했다면 올해 들어서는 타그리소와 뇌종양 치료효과를 직접 비교하는 임상연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암세포의 뇌전이는 환자에게 있어 타 기관보다 치명적인 부분"이라며 "렉라자가 뇌전이가 진행된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것은 큰 장점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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