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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기업들 떨고 있나…새 검찰수장, 취임식 첫마디가 “경제범죄 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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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검찰총장 취임 일성
지난 2년간 기업 수사 손에 꼽아
반부패수사부는 정치사건 집중

심, “경제범죄 대처 못하면
국민 모두가 피해 입게 된다”

재계는 “실적쌓기용 수사 등
지나친 사정칼날 우려된다”


“검찰의 직접 수사 역량을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부패범죄, 경제범죄에 집중 시키겠습니다.”

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이 19일 취임 일성으로 경제범죄 수사를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전임 총장 시절 지지부진했던 기업 수사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재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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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신임 검찰총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취임사하고 있다. 2024.9.19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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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중대한 경제범죄에 적시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국민 모두가 피해를 입게된다”면서 “검찰의 집중 수사 역량은 시장경제질서를 무너뜨리는 경제범죄에 투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 총장 임기 동안은 기업 수사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임 이원석 검찰총장 체제에선 굵직한 기업사건 수사를 보기 어려웠다. 이 전 총장은 특수통 출신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민생침해범죄 대응에 무게를 실어 왔다. 스토킹 범죄, 몰카 범죄, 아동학대 등 사회적 현안이 되는 사건 수사 강화를 여러번 지시한 반면 기업 관련 수사에는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았다.

대형 사건을 도맡아 하는 서울 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도 경제 사건보다는 대장동 개발비리, 민주당 돈봉투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정치권이 개입된 수사에 집중해왔다. 지난 2년동안 검찰이 수사한 대기업은 SM 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에 연루된 카카오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반부패 수사의 본령은 기업수사인데 정치 사건에만 매몰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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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 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경제 범죄 수사를 강조한 것은 이같은 기류를 감안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총장마다 추구하는 방향이 있다고 했을때 심 총장의 경우 기업수사에서 본인의 색깔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마침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 역시 주요 정치적 사건 수사를 거의 마무리한 상황이다.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 주가조작 사건 지난 12일 항소심 판단이 나오면서 반부패수사2부도 판결문 분석에 들어갔다. 김 여사와 유사한 전주(錢主) 손 모씨에 대한 재판부 판단을 기반으로 김 여사에 대한 사법 처리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반부패수사1부와 3부가 수사 중인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수사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반부패수사1부는 티몬과 위메프 수사에 돌입하면서 ‘경제 사건’ 수사 예열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계에서는 부패 범죄 수사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업이 보여주기식 수사의 표적이 될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시장경제 원칙을 어긴 기업에 대한 수사는 찬성한다”면서도 “검찰총장의 메시지 이후 검찰이 ‘실적쌓기’용으로 기업의 사소한 실수까지 문제삼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미국 경기 침체를 비롯해 현재 경제 상황이 굉장히 좋지 않다”며 “과도한 조사로 기업의 경영 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심 총장은 경제범죄 수사 강화와 더불어 민생범죄 최전선에 있는 일선 형사부의 인력 조직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력범죄, 마약, 보이스피싱, 다단계·전세사기, 디지털 성범죄, 스토킹·성폭력, 사이버렉카의 악성·허위 컨텐츠 등을 예시로 들며 철저한 대응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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