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이 장점…최대 5억원 차이
아파트 분양가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른바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수도권 지역에서는 무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서울을 웃도는 사례도 나왔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5일까지 전국에서 공급된 무순위 청약 가구수는 총 520가구로 집계됐다. 다만 같은 아파트에서 무순위 청약을 여러 번 접수했을 경우 가장 최근에 이뤄진 청약만 포함됐다.
무순위 청약은 최초 입주자모집공고 시 경쟁이 발생해 당첨자 및 예비입주자를 선정했으나 부적격, 계약 포기 등으로 잔여물량이 발생했을 때 진행된다.
전국에서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는 서울이 229가구(4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경기 147가구, 인천 128가구, 충남 5가구, 세종 4가구, 충북 3가구, 대전과 부산에서 각각 2가구가 진행됐다.
무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세종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지역에선 올해 무순위 청약으로 총 4가구를 공급했는데 접수 건수는 77만95건으로 평균 경쟁률이 19만2523대 1에 달했다.
비(非)수도권 지역 무순위 청약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데에는 분양가 상승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5월 43만79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세종 린 스트라우스' 전용면적 84㎡ 1가구의 경우 분양가가 3억8520만원이었는데, 최근 시세는 8억8000만원으로 시세 차익이 5억원 가까이 난다.
게다가 무순위로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가보다 전세가격이 높거나 비슷할 경우, 계약금만 지불하고 나머지 분양 대금은 전세금으로 충당할 수 있어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모양새다.
지난 7월 294만4780명이 몰렸던 경기 화성시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 1가구 사례를 제외하면 하남시에서 공급된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무순위 청약 2가구가 올해 전국에서 무순위 청약 신청자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감일 푸르지오 마크베르 전용면적 84㎡ 2가구를 무순위 청약으로 공급하는데 57만7500명이 몰리면서 경쟁률은 28만8750대 1을 기록했다.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5억5490만~5억7030만원인데, 현재 이 아파트의 전용면적 84㎡ 전세가격은 5억2000만원 선이다. 계약금 20%를 충당하고 나면, 나머지 분양대금은 전세가격으로 치를 수 있어 경쟁이 크게 몰린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시세 차익이 보장될 경우 지방에서도 무순위 청약에는 수천 명이 몰리는 사례가 나온다. 충북 청주시에서 지난 7월 공급된 '청주 SK VIEW 자이' 전용면적 74㎡ 1가구 무순위 청약에도 7627명이 몰렸는데,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교했을 때 시세차익이 1억원 가까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역 상관없이 무순위 청약이면 분양가가 오르기 전에 분양을 했던 경우가 많아 현재의 분양가보단 저렴한 물건이 대다수"라며 "실거주 목적이라도 구축보다 가격적으로 장점이 많아 경쟁이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김슬기 기자 ksg49@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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