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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0 (금)

[M-커버스토리] '밸류업 지수'로 원동력 얻나...확실한 세제 혜택 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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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직후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 발표가 예정되면서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단기적인 주가 부양 수단이 아닌 중장기적 정책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보다 확실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주 PR·TR로 나눠 발표...증시 반등 기대감↑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내주에 발표될 예정이다. 지수에는 예고·공시, 우수한 실적, 주주 환원 정책 등을 고려해 약 100개 종목이 포함됐다. 이번에 발표되는 밸류업 지수는 배당금 지급 방식 차별화를 적용해 2개의 옵션을 나눴다. 먼저 투자 수익 분배금을 바로바로 지급하는 PR형 'KRX코리아밸류업지수'와 분배금을 다시 재투자하는 방식의 TR형 'KRX코리아밸류업TR지수'다. 거래소는 투자자의 시장 평가 및 투자 유도를 위해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고, 이후 지수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등 금융상품 출시도 추진할 예정이다.

밸류업 지수 발표가 다가오자 코스피 약세와는 반대로 관련주들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13일 종가 기준 밸류업 공시에 참여한 38개사(코스피 31개사·코스닥 7개사) 중 29개사 (76.3%)의 주가가 공시이후 상승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3.49%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밸류업 공시 이후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상장사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로 공시 직전 종가보다 69.8% 상승했다. 반대로 현대차(-6.5%), 기아(-4.2%), 콜마비엔에이치(-18.0%), 하나금융지주(-0.8%) 등은 하락했다. 다만 거래소가 'KRX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밸류업 공시 이행 기업의 지수 편입 우대를 검토하고 있는 만큼 지수 발표 이후 주가 흐름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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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13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시가총액 1조원 이상, 또는 주주환원 지표가 높은 대형 밸류업 유망 기업을 선정해 밸류업 지수 예상 편입 종목을 추렸다. 해당 순위에는 주가가 하락했던 현대차, 기아, 하나금융지주가 모두 포함됐다. 키움증권은 수익성 및 시장평가가 양호한 기업가치 우수기업과 주주환원율, 배당수익률,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지표가 우수한 저평가 가치주인 유망기업을 나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투자 관점에서 향후 주가 업사이드가 높은 종목은 우수기업보다 유망기업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현재 국내 증시 내에서도 여타 스타일 섹터 중 고배당, 자사주 매입과 같은 주주환원이 높은 기업들이 높은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도 "현대차는 9월 중 예정된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패시브 자금 유입 수혜가 기대된다"며 "지수 출범과 더불어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자동차, 금융, 지주사 등 관련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밸류업 지수가 출시된 이후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이 도래하는 만큼 밸류업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자본시장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기업가치제고 계획 자율 공시기업군(38.0%)이 공시 미이행 기업군(27.5%) 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다.

더불어 밸류업 지수 발표를 원동력 삼아 국내 증시도 다시 한 번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긴 추석 연휴 이후 코스피의 반등시도가 이어지면서 바닥(저점)은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밸류업 프로그램 등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섹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긍정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금리인하와 관련해서는 단기 트레이딩 측면에서는 코스피 2600선 이상부터는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면서 9월 말부터 10월초 저점매수 타이밍을 잡아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부연했다. 중기적인 측면에서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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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개편해도 혜택 미약...단기 효과보다 주주가치 제고를

일각에서는 밸류업 지표를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염동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가 목표이지 수급 집중으로 인한 단기 주가 상승이 본질이 아니라는 원론적인 측면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 밸류업 지수는 올해 1분기 일본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구간에서 오히려 니케이225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두고 시장에서 가장 많이 요구되는 부분은 세제개편이다. 현재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인 '기업가치제고 계획(밸류업 공시)'는 기업의 선택사항으로 진행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업에 대한 강제성보다는 자율성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기업 유인책으로 제시된 밸류업 세제 혜택도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평가되면서 정책 실효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김우철 서울시립대학교 세무학과 교수는 "이번 세제 개편안으로 주주환원을 촉구하기에는 세제 유인 강도가 낮은 편이며, 오히려 기대감이 멈추게 될 수 있다"며 "밸류업 정책을 세제개편이 거들면서 약간의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정책적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7월 기획재정부는 세법개정안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이행한 상장사를 대상으로 법인세 세액공제 및 배당소득 분리과세 혜택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다만 과세 특례에 붙은 조건이 중견기업(매출액 5000억원 미만) 등에 집중될 수 있어 실효성에 물음표가 찍혔다. 예를 들어 법인세 세액공제의 경우, '직전 3년 평균 대비 주주환원의 5% 초과 증가분'에 대해서만 법인세 세액공제가 들어간다. 여기서도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배주주 지분 비율에 해당하는 금액은 제외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역시 주주환원 확대 기업으로부터 지급받은 현금배당의 '일부'다. 해당 금액의 비율은 주주환원 증가분과 직전 3년 주주환원 금액의 10%를 합해 직전 3년 주주환원 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적용된다. 실질적인 혜택 금액이 밸류업 참여를 유도할만큼 파격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한 이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밸류업만으로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존재하는 만큼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 분리과세 등 세제적 지원이 동반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투자자들이 밸류업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수 있도록, 투명하고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과 적극적인 홍보 활동 및 밸류업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러한 부분에 투자자의 관심과 니즈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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